비록 다 지나갈지라도
세상에는 이로움과 해로움, 중상모략과 영광, 칭찬과 비방, 괴로움과 즐거움이 함께 있다. 하지만 깨우친 사람(부처)은 이런 하찮은 일들에는 흔들리지 않으니 이런 일들은 다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불가(佛家)에서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욕망과 탐욕을 경계해야하는 것이니,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는데 욕망을 채우게 되면 그것은 죽음에 더욱 가까워지는 것이고, 의(義)롭지 못한 이득은 화(禍)의 근원이 되며, 부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탐욕이 생겨나서 근본을 잃을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것이 지나갈지라도 우리 마음에 수시로 이는 욕망과 탐욕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바니 이는 인생을 망치는 길로 이끌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백강 이경여 선생은 효종임금에게 마음을 닦는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다음과 같이 주문한 바가 있다.
“덕(德)을 밝히려는 옛사람이 마음을 맑고 바르게 바루는 것을 근본으로 삼기는 하였으나, 본심의 착함은 그 체(體)가 지극히 작은 반면 이욕(利慾)이 공격하는 것은 번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성색(聲色) 취미(臭味)와 완호(玩好) 복용(服用)과 토목(土木)을 화려하게 하고 화리(貨利)를 불리는 일이 잡다하게 앞에 나와 거기에 빠지는 것이 날로 심해집니다. 그사이에 착한 꼬투리가 드러나 마음과 몸이 고요한 때는 대개 열흘 추운 중에 하루 볕 쬐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이 마음을 개발(開發)하지 않으면, 또한 어떻게 이 마음의 바른 것을 회복하고 이욕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 만화(萬化)의 주재가 되고 끝이 없는 사변(事變)에 대응하겠습니까. 이른바 강학(講學)은 장구(章句)나 구독(口讀)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성인(聖人)의 가르침을 깊이 몸 받고 그 지취(旨趣)를 밝혀서, 자신에게 돌이켜 의리(義理)의 당연한 것을 찾고 일에 비추어 잘잘못의 기틀을 증험(證驗)함으로써,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참으로 아는 동시에 미리 생각하여 익히 강구하고 평소부터 대책을 세워두어야 합니다.”
~ 효종4년(1653년) 백강 이경여 선생이 올린 재변(災變)을 이겨내는데 힘써야할 21항의 건의사항 중에서
한편 이에 대해 사도 요한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하나님 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情慾)과 안목(眼目)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 요한1서 2장15-17절.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하기를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 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銅綠)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마태복음 6장19-20절)‘라고 하며 이 세상 것들에 대한 탐욕을 절제하고 하나님의 뜻을 행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으라고 주문하였다.
이 세상에 있는 우리들의 육신의 정욕이나 안목의 정욕이나 이생의 자랑은 그저 지나가는 것으로 그치지 아니하고 결국 그것들을 탐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해로움과 허망함을 남겨주는 면들이 있는 것임을 기억하자.
반면에 성 어거스틴(St. Augustine)이 그의 ‘참회록’에서 말하기를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즐거움은 괴로움을 격은 뒤에야 비로소 맛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아울러 지혜의 대명사 솔로몬왕은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善)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樂)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라고 전도서 3장12-13절에서 말하였다.
그런즉 우리는 비록 수고스럽고 괴롭더라도 선(善)한 일, 의(義)로운 일을 할 기회를 맞이하면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이다. 선한 일 의로운 일을 하면 비록 몸은 고달파도 그 마음에 평안과 즐거움이 따라올 것이다.
2021. 6. 1.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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