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마음의 뿌리
공자가 말하기를 “인(仁)의 덕(德)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장기간 궁한 생활을 해내지 못하며, 거꾸로 안락한 생활도 오래하지 못한다. 한편 인(仁)의 덕을 갖춘 사람은 인(仁)의 덕 자체에 안주(安住)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자(知者)는 인(仁)의 덕을 수단으로 하여 살아간다.[不仁子 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 安仁 知者 利仁.]”라고 하였다(논어 理仁篇).
생각건대 인(仁)이란 공자의 말대로 극기복례[克己復禮, 지신을 이기고 예(禮)로 돌아감]이니, 인(仁)의 덕(德)을 갖추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세상만물이 생성·운용·소멸되는 이치에 따라 사는 것이며, 이는 하늘의 섭리(攝理)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도 하겠다.
이런 인(仁)의 덕을 체득하지 못한 사람은 가난한 생활이나 부유한 생활이나, 그것을 오래 유지해 가지를 못한다. 가난하면 그것을 못 견디는 나머지 죄를 저지르고, 안락하면 안락한대로 교만해지기 때문이다. 요컨대 이런 사람은 생활의 근거가 자기 내심(內心)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늘 외계(外界)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仁)의 덕을 체득한 사람은 자기 내면의 깊은 덕(德)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므로, 환경의 변화에 의해 생활이 좌우되는 일은 없다. 이렇게 인(仁)의 덕을 체득한 사람은 인(仁)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지만은, 지식(知識)이 많을 뿐인 사람은 단지 인(仁)을 행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을 알고 행하는 데 그치니 자연히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의 기준이 될 내 영혼과 마음의 뿌리를 정립(正立)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위에서 공자는 내 영혼과 마음의 뿌리로 ‘인(仁)의 덕(德)’을 말하였는데, 사도 바울(Apostle Paul)은 그의 영혼과 마음의 뿌리를 ‘일체(一切)의 비결(秘訣)’이라고 칭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自足)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卑賤)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豊富)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窮乏)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一切)의 비결(秘訣)’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하나님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장 11-13절). 공자와는 달리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계기로 그의 영혼과 마음의 뿌리로 세상 모든 것의 근원이요 우주만물의 창조자이며 ‘일체(一切)의 비결(秘訣)’이신 하나님으로 삼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인생사의 상당부분은 자기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감당해 낼 수 없는 자신의 영역 밖에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어떤 환경에 처하여서도 자신에게 능력주시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모든 일에 넉넉히 대처할 수 있는 ‘일체(一切)의 비결(秘訣)’을 배웠다고 하였으니, 우리도 그런 사도 바울의 비결을 따라 내 영혼과 마음의 뿌리로 하나님을 택하고 바울과 같이 모든 염려와 걱정을 하나님께 맡길 줄을 알아야 하겠다.
이렇게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고 맡기고 따라야 하는 것이니, 그는 자녀들을 돌보시는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너희 염려를 다 주 하나님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베드로전서 5장 7절). 그대가 감당하지도 못할 일을 가지고 염려하지 말고 영혼과 마음의 뿌리 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맡겨라.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누리라.
일찍이 예수 그리스도는 말하기를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義)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장 31-33절)”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가 택할 길은 오로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義)를 추구하면서, 내 능력 밖의 일들을 내 영혼과 마음의 뿌리인 하나님께 맡기고 마음의 평안을 누리며 살아가는 길이다.
2024.11.14.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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