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죄 사망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야고보서 1장 14-15절, ‘개역개정’).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야고보(James)의 이 교훈의 말을 ‘공동번역’에서는 “사실은 사람이 자기 욕심에 끌려서 유혹을 당하고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가져옵니다.”라고 하여 보다 실감나게 번역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죽지 않으려면 죄를 짓고 그것이 자라도록 두어서는 안 되며 그리하려면 내 마음에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 욕심은 육신(肉身)의 정욕과 안목(眼目)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말하는 것이니, 사도 요한은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요한1서 2장 15-16절).”라고 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들을 절제하고 버릴 수 있으면 자연스레 하나님 앞에 죄를 짓지 않게 되고 그리되면 현세에서 건강과 장수(長壽)를 누리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한 평생을 살면서 가장 주목하고 경계해야할 일은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된다.
하여 홍자성은 말하기를 “사람이 오직 한 가닥 사사로운 것을 탐내면 문득 강직한 기질도 마모돼 유약해지고 지혜가 막혀 어두워질 뿐만 아니라 인자한 마음마저 혹독해지고 또 결백한 뜻도 더러워져 평생의 인품을 깨뜨리게 되나니, 옛 성현들이 탐심을 멀리하는 것을 귀하게 여긴 까닭은 그것으로 일생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지일념탐사(人只一念貪私) 변소강위유(便銷剛爲柔) 색지위혼(塞智爲昏) 변은위참(變恩爲慘) 염결위오(染潔爲汚) 괴료일생인품(壞了一生人品), 고(故) 고인(古人) 이불탐위보(以不貪爲寶) 소이도월일세(所以度越一世).]<채근담(菜根譚)>”라고 하였다.
허나 우리가 수시로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을 비우면서 살 것을 다짐하지만 이는 결코 쉽지 가 않다. 다만 그런 욕심이 비워진 곳에 담겨지는 행복은 기쁨이요, 보람이요, 성취이다. 이런 취지에서 노자는 도덕경 7장에서 “성인은 자신을 뒤에 머물게 함으로 앞서고, 떠나 잊으므로 자신이 존재하게 된다. 그것은 사사로운 탐심이 없기 때문이며, 그러함으로 자신을 이룰 수 있다.[시이성인(是以聖人) 후기신이신선(後其身而身先) 외기신이신존(外其身而身存). 비이기무사사(非以其無私邪) 고능성기사(故能成其私)]”라고 말한 바 있다.
더 나아가 백강 이경여 선생은 병자호란 후 나라의 역경을 딛고 일어서려는 임금의 자세에 대해 효종대왕에게 말하기를 “사욕을 잘 이긴다면 무슨 일이든 쉽게 성취될 것입니다.[아사능극(我私能克) 사무족위(事無足爲]).”라고 하여, 역경을 극복하는 자세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을 버리는 것임을 효종대왕에게 강조한 바가 있다.<백강 이경여 선생 ‘신도비(神道碑}’에서>.
생각건대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는 등 우리나라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근저(根底)에는 건전한 국민정신이 무너지고 국민 개개인들이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에만 몰두하는 삶을 오래도록 살아온 것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우리들은 오랫동안 지나치게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 속에 살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무너져 내리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재건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이 사사로운 세상의 욕심을 극복하고 공공의 이익과 나라의 안전과 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의 자세와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신문화의 개혁이 가장 절실히 요청된다. 하여 여기서 주장하는 바는 사사로운 세상욕심의 극복을 기초로 한 청교도정신, 자유와 인권과 도덕을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건국정신, 그리고 우리민족의 자주성이며 애민사상(愛民思想)을 존중하는 세종대왕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그 바탕이 되는 정신과 실생활을 새롭게 개혁해 나가자는 것이다. 지난날 성공했던 ‘새마을운동’을 이제는 차원을 높여 정신문화개혁운동으로 새롭게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것만이 우리나라가 무너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초석(礎石)이 될 것이다.
2024.10.28.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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