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四維)를 되살리자
“예(禮)·의(義)·염(廉)·치(恥)는 나라의 사유(四維)인데, 사유가 베풀어지지 않으면 나라가 장차 무엇을 믿겠습니까? 세종대왕께서 명하여《삼강행실(三綱行實)》을 찬집하고 아울러 형상을 그려서 중외(中外)에 반포하여 어리석은 지아비와 어리석은 지어미로 하여금 보고 느껴서 흥기(興起)하지 않음이 없게 하였고, 또 예관(禮官)으로 하여금 연말에 반드시 충(忠)·효(孝)·절(節)·의(義)가 있는 사람을 조사하여 계문(啓聞)하게 하여 포숭(褒崇)하던 법전이 영갑[令甲, 법령(法令)의 수장(首章)]에 나타나 있으니, 한 세상을 제어(制御)하고 국맥(國脈)을 배양한 것이 지극하다 이를 만합니다.”<성종1년(1470년) 2월22일, 대사헌 이극돈(李克墩) 등의 상소문>.
‘사유(四維)’란 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네 가지 벼릿줄(지켜야할 원칙)로 예(禮, 예의), 의(義, 법도), 염(廉, 염치와 청렴), 치(恥, 부끄러움)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의 재상이던 관중(管仲)이 그의 저서『관자(管子)』‘목민편(牧民編)’에서 말하기를 이들 사유(四維) 중,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우며, 세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어지고 네 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는 네 가지 사유(四維) 가운데 과연 몇 개나 남아있는 것일까? 생각건대 대한민국의 사유는 거의 다 끊어졌으니, 지금 우리는 하나님이 의인(義人) 열 명이 없어 멸망시킨 소돔과 고모라를 생각하고 경계하지 아니할 수가 없는 지극히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하여 우리는 세종대왕의 고사(故事)를 거울로 삼아 이제는 반드시 전 국민의 정신문화개혁을 새롭게 실시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무너져 내린 사유를 모두 되살려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들 자신과 후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가 있다. 조금 더 지체하다가는 훗날 땅을 치고 통곡을 해도 전혀 소용이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을사늑약 체결 직후 1905년 11월 20일 장지연 선생이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발표했다고 무슨 달라진 것이 있었던가?
지금 정치한다고 나선 자들 중에 믿을 자가 전혀 없으니, 이제는 최후의 보루로 양식 있는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 건국정신인 자유·진리·정의·인권보장의 자유민주주의정신, 사랑·정직·성실·검소의 청교도정신, 애민·인경(仁敬)·충효·과학의 세종대왕정신을 바탕으로 모든 국민의 모든 생활 분야에서 새롭게 밑바닥부터 철저하게 정신문화개혁운동을 추진하자. 이 길만이 참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
2024. 9.23. 素澹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사람의 특징 (0) | 2024.09.25 |
---|---|
천명과 인심을 파악하라 (3) | 2024.09.24 |
의와 예 (0) | 2024.09.21 |
하나의 밀알 (0) | 2024.09.19 |
내 인생의 푯대를 향하여 (0) | 2024.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