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인욕이 없다면

jookwanlee 2024. 9. 26. 17:14

한포재 이건명 선생

인욕(忍辱)이 없다면

 

‘인욕(忍辱)’이란 온갖 모욕을 참고 용서하면서 모든 일에 동요됨이 없이 사물의 본성이 평등무이(平等無二)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불교의 수행법이다.

 

원효대사는 말하기를 “인욕(忍辱)을 배우는 자는 남으로부터 괴로움을 당하였을 때 마땅히 참고 마음속에 원수 갚을 마음을 품지 않으며, 자기를 이롭게 하거나 자기를 훼방하거나 자기를 칭찬하거나 또 자기에게 고통을 주거나 안락을 주더라도 모든 일을 참고 용서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는 또 말하기를 “인욕(忍辱)이 없다면 아무 일도 이룰 수가 없다.”고 도 하였다.

 

인류역사에 정의(正義)로운 인물이 두각을 나타내면 반드시 사악한 인간들이 나타나 이를 시기하고 모함하며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고 덤벼든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순신장군이 두각을 나타내자 시기하는 자들의 모함으로 그가 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욕됨을 참고 이겨내서 다시 살아나와 백의종군하면서 겨우 열두 척 남은 배로 명량해전에서 왜군을 크게 격파함으로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한다면 욕됨을 참고 견디어내는 인욕(忍辱)의 훈련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말과 비평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 옛 성현들의 말씀, 자연의 이치, 자신의 양심만을 바라보고 살아갈 줄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까지도 세상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인간의 본성에는 원죄(原罪)로 인한 죄(罪)의 성품이 살아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임사화 때 숙종대왕의 고명(顧命)을 따라 앞장서서 영조대왕을 옹립하려하다가 권력욕에 눈이 먼 흉인(凶人)들의 모함으로 참수형을 당한 한포재 이건명 선생은 아래의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죽었으나, 그는 부활하여 영조·정조의 부흥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되었고 나아가 조선 후기에 국가의 정신적인 기둥이 되었다.

 

허국단심재(許國丹心在) 나라를 위한 일편단심은 여전하니

사생임피창(死生任彼蒼) 죽고 사는 것은 저 하늘에 맡기노라

고신금일통 (孤臣今日慟) 외로운 신하가 오늘도 애통하니

무면배선왕 (無面拜先王) 선왕을 뵈올 면목이 없구나!

 

그는 자신과 두 아들들의 목숨을 바쳐 나라의 정의(正義)와 기강과 윤리를 지켰으니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세상의 극심한 욕됨을 당하여 인욕(忍辱)하면서 오로지 하늘의 뜻만을 바라보고 끝까지 살아 간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인욕(忍辱)의 능력이 없다면 이 모순투성이요, 모함이 비일비재하며 악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영원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일을 이루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2024. 9.27.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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