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침역청(夢寢亦淸)
“궁불위명(窮不違命) 몽침역청(夢寢亦淸)”
이는 우리나라 나아가 아시아의 대표적 문인화가(文人畵家)로 까지 평가되는 능호관(원령) 이인상 선생이 쓰신 글로 “비록 곤궁해도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을 것이며, 꿈에서 조차도 역시 맑을 지어다!” 라고 해석할 수가 있다.
선생은 시(詩) ·서(書) ·화(畵)에 능하여 당대에도 삼절(三絶)이라고 불리어졌는데 그의 작품들은 뛰어난 솜씨와 정성은 물론이고 이런 고귀한 정신이 밑바닥에 그윽하게 깔리어 있어 이처럼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의 인생관과 인품은 선생이 말년에 지은 모루명(茅樓銘)에도 잘 들어나 있다.
작은 누정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이 자신의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선생은 세종대왕의 후손으로 당대 최고 명문가인 백강 이경여 선생의 현손(玄孫)이시나 서출자손이라는 한계로 인하여, 벼슬길을 멀리하시고 예술에 전념하시며 지고지순(至高至純)의 선비정신 등을 그린 불후의 명작들을 남기었는데, 위의 선생의 글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이므로 이에 싣는다.
오늘날 우리 후손들은 지식은 많으나 실천이 미약한 것이 제일 큰 약점이라고 할 것인데, 선생은 올바른 도(正道)를 찾아 실천하며 하늘의 뜻(天命)을 어기지 아니하는데 가장 크게 주목하였던 점이 매우 돋보인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모두가 나서서 이런 고결한 선생의 정신을 배워 나간다면 우리나라는 지금의 혼란과 난관을 극복하고 전 세계 인류에 큰 등불이요 도움이 될 것이다. 그의 이런 고귀한 정신은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설송도(雪松圖)에도 잘 나타나 여기에 붙인다.
2022.12.27.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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