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온갖 일은 자취 뿐인데
부여고도(扶餘古都)
····································· 포암 이사명(李師命) 선생
지나간 온갖 일은 자취 뿐인데 [往事皆陳迹(왕사개진적)]
산과 물만 예런듯 그대로 있네 [山川尙不迷(산천상불미)]
새벽달 푸른 아래 오르느라니 [衣冠晨月上(의관신월상)]
우거진 풀꽃 속에 새들만 우네 [花草野禽啼(화초야금제)]
작가 이사명(李師命)은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의 옛 성터를 새벽달이 비치는 이른 시간에 올라가면서 느낀 세월 속에 자취만 남은 백제 역사의 허망함과 인생무상(人生無常)을 시(詩)로서 표현하고 있다.
그래도 백제는 찬란한 백제문화를 길이 후대에 남겼는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후대에 과연 무엇을 남길 것인가? 짧은 인생을 불꽃처럼 살다간 포암 이사명 선생은 그래도 정치적·문화적 업적 등을 후대에 남겼는데 나는 과연 후대에 무엇을 남길 수 있겠는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사람은 영혼(靈魂)을 지닌 고귀한 존재로 죽은 후에 그 영혼이 하나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생명(永生)’을 누리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세상의 이름은 세월 따라 변하기 쉽고 또 사람의 뜻대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의도적으로 이름을 남기고자하면 오히려 그 욕망(慾望)이 부끄러운 이름을 후대에 남기게 하는 원인이 될 수가 있다. “사욕(私慾)을 잘 이긴다면 무슨 일이든 쉽게 성취될 것입니다(我私能克 事無足爲)”<백강 이경여 선생 ‘신도비(神道碑>’에서>. 우리가 반듯하게 살고자 하면 먼저 사사로운 욕망을 잘 극복해내야 한다.
그런즉 우리는 먼저 사사로운 욕망을 극복해야하며 연후에 온 정성을 다해 진리를 탐구할 것이며 그 알아낸 진리대로 한평생을 지조(志操)있게 살아가야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남긴 ‘영원한 생명(永生)’으로 들어가는 비결(秘訣)의 말씀이다.
* 주(註) : 이사명(李師命) - 1647(인조 25)∼1689(숙종 15). 본관은 완산(完山, 全州), 자는 백길(伯吉), 호는 포암(蒲庵). 대사헌 죽서 이민적(李敏迪)의 장남, 영의정 백강 이경여(李敬輿)의 손자. 1680년 문과에 장원급제 후 도승지, 형조·병조판서 등을 역임. 글재주가 뛰어나 경연에 참가. 화폐를 주조하고, 양반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병역을 부담하는 "호포제"와 "12만화포병 양성"을 건의함.
2025. 6. 9.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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