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길로 교화하려면
“신명(神明)은 올바른 길(道)로 교화(敎化)시키는 일보다 더 크게 여기는 일이 없으며, 복(福)은 화(禍)를 입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순자(荀子), ‘권학편(勸學篇)’에서>.
“계강자가 정치에 대해 공자에게 물었다. 무법자를 죽여 없애고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여 나아가게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그대가 정치를 한다면서 어찌 죽이는 일을 하려 하시오? 그대가 선(善)하게 할 마음만 먹으면 아랫사람들은 자연히 선하게 되는 법이라오. 군자의 덕(德)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은 것이라서, 풀 위에 바람이 불면 반드시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니까요.[季康子問於孔子曰. 如殺無道, 以就有道, 何如? 孔子對曰.. 子爲政, 焉用殺? 子欲善, 而民善矣.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必偃.]” 이는 《논어(論語)》안연장(顔淵章)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사람들을 교화하여 바르게 살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선(善)한 마음을 먹고 ‘군자의 덕(德)’을 배우고 실천함으로 남들에게 모범을 보이면 자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됨으로 남들을 이처럼 교화하여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덕(德)을 밝히려는 옛사람이 마음을 바루는 것을 근본으로 삼기는 하였으나, 본심의 착함은 그 체가 지극히 작은 반면 이욕(利欲)이 공격하는 것은 번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성색(聲色) 취미(臭味)와 완호(玩好) 복용(服用)과 토목(土木)을 화려하게 하고 화리(貨利)를 불리는 일이 잡다하게 앞에 나와 거기에 빠지는 것이 날로 심해집니다. 그 사이에 착한 꼬투리가 드러나 마음과 몸이 고요한 때는 대개 열흘 추운 중에 하루 볕 쬐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따라서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마음을 개발(開發)하지 않으면, 또한 어떻게 마음의 바른 것을 회복하고 이욕(利慾)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 만화(萬化)의 주재가 되고 끝이 없는 사변(事變)에 대응하겠습니까. 반드시 성인(聖人)의 가르침을 깊이 몸받고 그 지취(旨趣)를 밝혀서, 자신에게 돌이켜 의리의 당연한 것을 찾고 일에 비추어 잘잘못의 기틀을 증험함으로써,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참으로 아는 동시에 미리 생각하여 평소부터 대책을 세워두어야 합니다.” <1653년 효종4년 7월2일 백강 이경여 선생 상차문(上箚文)에서>.
백강 선생은 사람들을 교화하여 바르게 살아가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자신의 마음을 개발(開發)하고 성인(聖人)의 가르침을 깊이 몸 받아 마음의 바른 것을 회복하고 이욕(利慾)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낼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되면 자연히 남들을 교화(敎化)하게 되어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율법은 신령한 줄 알거니와 나는 육신에 속하여 죄(罪) 아래에 팔렸도다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노니 곧 내가 원하는 것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을 행함이라 ··· 내가 한 법(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困苦)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이는 사도 바울의 고백으로 로마서 7장 14-26절의 말씀이다.
사도 바울은 사람들을 교화하여 바른 길로 살아가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성령(Holy Spirit)을 받아 그 성령의 도움으로 자신 마음속에 있는 죄악들을 물리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서, 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전하며 모법을 보임으로 그들도 자신들의 죄악을 하나님의 성령(Holy Spirit)의 도우심으로 물리치도록 해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다.
한포재 이건명 선생은 교화의 근본은 이처럼 리더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그의 한시(漢詩) ‘대전단오첩(大殿端午帖)’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출처 : 한포재집(寒圃齋集) 제1권 시(詩)>.
사시(四時)의 원기를 조화롭게 하니 / 玉燭調元日
백성들 깊은 덕(德)을 우러르네 / 群生仰德深
이제 알겠구나 모든 교화의 근본은 / 仍知萬化本
단지 성군(聖君)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 只係聖君心
[주-1] 대전(大殿) 단오첩(端午帖) : 단오첩은 단오절(端午節)에 대궐 기둥에 써서 붙이는 시이다.
[주-2] 사시(四時)의 …… 하니 : 신하들이 임금을 도와 태평성대를 이룸을 말한 것이다. 원문의 ‘옥촉(玉燭)’은 사시의 기운이 화창한 것을 말하고, 조원(調元)은 신하가 음양을 조화롭게 하여 정사를 맡음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시경(詩經)에서는 교화의 근본에 대해 “아아, 그대 군자들이여! 언제나 편히 쉬려 들지 말지어다. 그대 직위를 다스림을 삼가고, 바르고 곧은 이들을 좋아할지어다.” 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는 교화의 본체인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정진(精進)하되 모든 세상 가치들에 매이지 말고 다만 바르고 곧은 이들과 그들의 말씀을 사모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으로 해석 된다.
2023.11.18.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