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금하영 포관하비(衣錦何榮 抱關何卑)

의금하영 포관하비(衣錦何榮 抱關何卑)

 

‘의금하영 포관하비(衣錦何榮 抱關何卑)’ 즉 “비단옷 입는다고 영광될 게 뭐며, 문지기 노릇 한다고 비천할 게 뭔가?”라는 의미인데, 이 글귀는 조선 전기의 문인 허백당(虛白堂) 성현(成俔)의 <허백당집>에 실린 십잠(十箴) 중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 대한 잠[知恥箴]’에 실린 내용이다.

 

맹자(孟子)는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부끄러워질 일이 없을 것이다.[人不可以無恥 無恥之恥 無恥矣]”라고 하였는데, 이 잠(箴)에서 저자는 의(義)를 기준으로 해서 남만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행동을 바르게 할 수 있다 하고, 악인(惡人)과 함께하는 것을 항상 부끄러워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비단옷 입는다고 영광될 게 뭐며, 문지기 노릇 한다고 비천할 게 뭔가?”라고 하여 부끄러워할 일이 아닌 것에는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음을 말하고, 부끄러워할 일에 부끄러워할 줄 앎으로써 허물을 고쳐 훌륭한 인격을 갖출 수 있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맹자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차마 다른 사람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인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이 있다고 하였다. 그는 이 ‘불인인지심’에 대한 근거로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는 네 가지의 마음인 '사단(四端)'을 제시하였다. 사단에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있으며, 이것을 확장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가리키는 네 가지 덕성인 인(仁)·의(義)·예(禮)·지(智)의 사덕(四德)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 중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을 말한다. 맹자는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라고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수오지심은 의로움의 시작이다[羞惡之心 義之端也(수오지심 의지단야)]'라고 하여 사덕(四德) 중 하나인 의(義)가 바로 ‘수오지심’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하였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모두 스스로 의롭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이를 시정하여 바르게 행동하려고 한다면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혼탁한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의 가정교육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인 만큼 교육을 바르게 하는 것이 나라를 바로세우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인간답게 살기 좋은 나라가 되도록 하려면 국민교육의 바탕인 국민정신문화를 바르게 하기위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널리 입증된 청교도정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인 세종대왕/이순신장군정신,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정신인 자유민주주의 정신으로 국민의 모든 생활분야를 바닥부터 점검하고 개혁해 나가야한다. 그리되면 국민모두가 스스로 여기에서 벗어나 의롭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기고 이를 시정하여 갈 것이니 저절로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2022. 8.25.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