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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는 의(義)의 실질

jookwanlee 2022. 1. 23. 10:25

예(禮)는 의(義)의 실질

 

인간이 짐승과 달리 상호간에 지켜야할 도리가 있고 서로 예절을 지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은 하나님이 그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신 가장 존귀한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치를 알아차리셨던 우리 조상님들은 예학(禮學)을 크게 중시하였고 대자연의 운용되는 이치를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와 신(神)에 대한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아름답고 살기 좋은 가정, 사회와 나라를 이루어가려고 하였던 것이다. 특별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백성들의 마음이 피폐해져 종잡을 수 없이 되었을 때 나라에서는 예학을 크게 강조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워 나가려고 하였으며 이것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그 이후 영조·정조 시대의 중흥하는 시기를 맞을 수가 있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있어서 예(禮)가 없는 것은 비유컨대 마치 밤새도록 어두운 방안에서 무엇을 찾는 것과 같으니 촛불이 없으면 어찌 볼 수 있겠는가” ~ 청음 김상헌, 사계 김장생의 ‘의례문해(疑禮問解)’ 서문에서

 

여기서 말하는 예(禮)는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이치(理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천지자연의 이치로서 인간의 모든 관계들을 규율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바로 하늘을 공경하고 인륜(人倫)을 지키며 건전한 도덕을 숭상하는 것을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께서 태평성대를 이루신 근간(根幹)에는 이런 높은 정신을 가지고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모든 백성이 몸에 익히고 실천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솔선수범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공자는 예(禮)를 인(仁)의 실천 방법으로서 ‘자신(私慾)을 극복하고 예법(禮法, 天理)을 회복하는 것(克己復禮爲仁)’이라 해석한다. 여기서 예는 인간의 도덕성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요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공자는 아들 백어(伯魚)에게 “예법(禮法)을 배우지 않으면 설 수가 없다.”고 하면서, 인격적인 실천의 자율적 독립성을 예에서 확인하고 있다. 나아가 논어(論語) 팔일(八佾) 4장에 임방이 예(禮)의 근본에 대해 물었는데, 공자가 답하기를 “물음이 참 크구나. 예(禮)는 사치한 것보다는 차라리 검소한게 낫고, 상(喪)은 형식적으로 잘 치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슬퍼하는 것이 낫다.”라고 하여 실질을 강조하였다.

 

한편 예기(禮記)에는 “예(禮)라는 것은 의(義)의 실질이니, 의에 맞추어서 맞으면 예는 비록 선왕(先王) 때에 없는 것일지라도 의로써 새로 만들 수 있다.”라고 하여 예는 반드시 의로워야만 함을 강조하였다.

 

고로 우리는 소중한 인연일수록 무조건 마음 내키는 대로 대할 것이 아니고 의로운 예절을 지키려고 노력해야한다. 그래야만 아름다운 관계가 지속 될 수가 있고 풍요로운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한마디 말로 모든 것이 끝나게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특별히 윗자리에 있는 사람은 아래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의로운 예를 다해야 충실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으로 백강 이경여 선생은 이점을 아래와 같이 강조하였다.

 

“간(諫)하는 말을 받아들이고 직언을 용납하되 시원스럽게 수용해야 하는 도리에 부끄러운 점이 있는 것은 성상(聖上)의 도량(度量)이 확충되지 않고 사심(私心)을 이기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아, 천명(天命)은 믿기 어려운 것이며 인심(人心)은 떠나기 쉬운 것입니다. 하늘은 높이 위에 있으나 매우 분명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백성은 아래에 있으나 지극히 어리석으면서도 신령스러운 존재입니다. 임금의 한 마음은 그 기미(幾微)가 매우 은미(隱微)하지만 선악(善惡)의 효력은 그림자와 메아리보다도 빠르며, 일상 행동이 지극히 비근(卑近)한 것이라 하더라도 추기(樞機)의 발동은 천지(天地)를 감동시키기까지 하니, 감응(感應)의 이치는 속일 수 없는 것입니다.” ~ 효종1년(1650년) 7월 3일, 영의정 이경여(李敬輿)의 상차문(上箚文)에서

 

2022. 1.23.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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