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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jookwanlee 2021. 3. 25. 10:36

돌아가는 길

 

강물이 굽이굽이 돌아가면 갈수록 더 넓은 들판이 푸르른 초원으로 변한다. 강이 돌아가면 갈수록 그 강을 통해서 복을 받는 지역이 더 넓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길 또한 이와 흡사하다. 목적하는 바를 단숨에 이루면 당장은 좋아 보이지만 내면세계의 성숙이 부족함으로 인해 무너져 내리기 쉽다. 구약시대 사울 왕은 손쉽게 곧바로 왕이 됨으로 교만을 버리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으나, 온갖 고난으로 굽이굽이 돌아서 왕이 된 다윗 왕은 겸손하고 성숙한 인격으로 많은 이들에 표상이 되고 역사에 길이 남는 왕이 되었다.

 

진리를 터득하는 길 또한 이와 같아서 방황과 고난의 시련이 없이 얻어지는 진리는 없는 것인데, 우리 선조님들 중에 백강 이경여 선생이 남기신 시(詩)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學貴多聞 且闕疑 升高致遠 有前期 (학귀다문 차궐의 승고치원 유전기)

千塗萬轍 同歸一 要把人心 戒入危 (천도만철 동귀일 요파인심 계입위)

 

사람이 학문을 하는 것은 견문을 넓히며 의아한 것을 저버리지 않고 터득하는데 그 귀함이 있는 것으로, 그 배움이 높아지려면 먼저 기약함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진리를 찾아가는 길은 천 가지 길과 만 가지 수레바퀴가 있으나 그 궁극은 하나로 돌아오는 법이니, 반드시 인심을 옳게 파악해서 위험한 길에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시(詩)는 백강 이경여 선생이 병자호란 직후 청나라에 잡혀가 사형수 감옥인 남관(南舘)에 구속되어 있을 때 지은 시(詩)로서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가르침과 아울러 진리를 찾아가는 학문의 길은 참으로 다양하며 굽이굽이 돌아갈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려면 누구에게나 돌발 사태들이 튀어나와 가는 길을 막아서곤 한다. 우리는 이때 눈앞에 다가온 역경과 고난을 오히려 축복으로 바꿀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해야한다. 특히 일단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은 빙 돌아서 갈 수 있는 하나님 사랑과 인내와 절제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돌아서 가는 그 긴 여정 속에서 인격은 성숙하고 많은 이들에게 깨우침의 기회를 주며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이 찾아들게 한다. 영적성숙이 가져다주는 성령의 열매들(갈라디아서 5장22-23절) 중에 사랑과 인내와 절제가 들어있는 이유일 것이다.

 

2021. 3.25.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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