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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jookwanlee 2020. 9. 21. 08:11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공자의 논어학이편(學而篇)에 등장한 말로 교묘하고 화려한 말솜씨와 얼굴빛과 표정을 좋게 꾸미는 자 중에 인의도덕(仁義道德)을 갖춘 어진 사람은 적다는 뜻이다. 꾸민 말과 꾸민 얼굴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 별도의 숨어 있는 의도가 있고, 그렇기에 마음이 착하고 솔직하고 어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강의목눌 근인(剛毅木訥 近仁)이라고 하여 강직하고 의연, 순박하고 아둔한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한길 물속은 알아도 천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옛말처럼 사람의 됨됨이를 알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요즈음 투표를 할 때 후보자의 감언이설(甘言利說)과 위장술(僞裝術) 등에 속아서 찍어주고 나서 훗날 몹시 후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찍은 손목을 자르고 싶다라고도 말하는 분까지 있다.

 

그러므로 상대가 담백(淡白)한 인격의 소유자 인지 아닌지 과거의 행실을 알아보고, 그리고 자라온 성장의 과정이 모질거나 위선적인 데는 없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 가깝게 지내는 인물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지를 잘 살펴볼 필요도 있다.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난 배경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선조님들이 사람을 등용하거나 혼인을 할 때 상대의 팔고조(八高組)를 살펴보는 것도 참작할만하다.

 

이와 관련하여 165372, 백강 이경여 선생이 인조임금에게 상차(上箚)하신 말씀하신 바는 다음과 같다.

 

간사한 무리는 흔히 임시변통하는 술수가 넉넉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꾀가 넉넉하나 오직 그 마음먹는 것이 바르지 않으므로 착하려 하지 않고 악하려 하며 충직하려 하지 않고 속이려 합니다. 따라서 참으로 호오를 밝히고 정상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어떻게 우정(禹鼎)에서 이매(魑魅)를 가려내고 일월(日月)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사라지게 하겠습니까. ~ 임금은 높고 깊은 데에 있으므로 듣고 싶은 것은 바깥의 말이고, 임금은 위세가 무겁고 크므로 늘 좋아하는 것은 아첨하는 무리이니, 세상을 다스리는 근심에 어찌 단주(丹朱)와 같지 말라는 경계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 옛사람이 절의(節義)를 위하여 죽을 사람은 싫어하는 낯빛을 무릅쓰고 감히 간언(諫言)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찾아야한다.’ 하였으니, 임금이 이것을 알면 얻은 것이 벌써 많은 셈입니다.

무릇 아첨하는 자는 반드시 임금의 의향을 엿보아 뜻을 미리 알아서 받들고, 임금의 마음이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을 헤아려 곡진히 헐뜯거나 칭찬하며, 기세(氣勢)가 좋은 자에게는 기어 붙어 결탁하고 정직한 자에게는 겉으로는 칭찬하되 속으로는 배척하는 등 정태(情態)가 은밀하고 계책을 쓰는 것이 여러 가지이니, 받아들일 즈음에 그들의 행동을 살피고 치우치는 내 마음을 끊으면 영예(英睿)가 비추는 바에 자취를 숨길 자가 없을 것입니다.

[]우정(禹鼎) : 우 임금이 구주(九州)의 금을 모아 주조했다는 솥.“

 

2020. 9.21.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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