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욕의 극복
명예를 추구하는 속세의 풍토를 넘어선 고결한 삶의 자세에 대해 ‘중용(中庸)’에는 다음의 말씀이 있다.
“군자(君子)는 의호중용(依乎中庸)하야 돈세불견지이불회(豚世不見知而不悔)하나니 유성자능지(唯聖者能之)니라.”
“군자는 중용에 의지하여 세상에서 숨어있어 알려지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으니 이는 오직 성자(聖子)라야 그렇게 할 수 있다.”
~ 중용(中庸) 2편 10장 ;君子의 道‘ 중에서
인간의 여러 가지 욕심 중에 명예욕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감당할 능력이 있어도 더럽혀진 세상에 나서지 않고 숨어 살면서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성인(聖人)이라는 것이다.
조선 광해군 시절 동고 이수록 선생과 그 아들 백강 이경여 선생은 모두 대과(大科)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가 있었다. 그런데 광해군은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그의 어머니 인목대비를 폐하고 그 아들 영창대군까지 죽이는 심각한 패륜의 사태에까지 이르자 부자가 모두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 내려가 살았다. 그런데 광해군은 동고 이수록 선생에게 계속 벼슬을 내리자 그는 미친 척 술주정뱅이인척 하면서 벼슬에 응하지 않고 지내다가 끝내는 단식을 하다가 숨을 거두었다. 아들 이경여 선생은 강가에 은둔하여 살다가 인조반정후 일차로 부름을 받고 다시 벼슬길에 올라 명신(名臣)의 반열에 올랐다.
동고 이수록 선생은 돌아가신 후에 영의정에 추증된 것을 보더라도 그는 당시 사회에서 대단한 존경을 받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여하튼 그가 임금의 패륜행위에 동조할 수 없어 미친 척 술주정뱅이인척 하고 살다가 단식으로 목숨을 끊었으니 그는 위의 중용의 말씀을 기준으로 한다면 성인(聖人)이라 할 것이다. 참으로 하기 힘든 일을 하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동고 이수록 선생과 같은 의인(義人)이 보이질 않으니 인륜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할 수 있고 이처럼 나라의 기강이 무너져 있으니 나라의 앞날이 크게 걱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성경에 보면 의인 열 명이 없어 나라가 망하지 않았나!
같은 맥락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마태복음 6장19-21절에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먹고 녹슬어 못 쓰게 되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가기도 한다. 너희는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그 곳은 좀먹거나 녹스는 일이 없으며 도둑이 들어와 훔쳐 가지도 못한다.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라고 하시며 우리가 세상의 뜬구름 같은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인정을 받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며 살라고 권면하시었다.
생각건대, 세상의 명예란 변하기가 쉬워 오늘의 명에가 오히려 내일의 치욕으로 변하는 일들을 자주 볼 수가 있으니 경계하고 경계할 일이다.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이 심각한 부하 여직원 성추행으로 세상의 창피를 당하고 물러났다. 오히려 부산시장이 되지 말았어야하는 것이었는데... 그 가족들이 당할 수모가 가슴 아프다.
2020. 4.30.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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