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짜라투스트라’는 서른 살 때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수양과 고독을 즐기며 10년 동안 조금도 권태를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그의 마음은 변하고 말았다. -- 어느 날 아침, 그는 먼동이 트자마자 일어나 태양 앞에 나아가 태양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오! 위대한 태양이여! 만일 그대가 비춰야 할 것을 갖지 못했다면 그대의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10년 동안 그대는 나의 동굴을 비추어 왔다. 만일 내가 없었다면 또 나의 독수리와 뱀이 없었다면 그대는 그대의 빛과 궤도에 염증이 났으리라. 그러나 우리들은 매일 아침 그대를 기다리고 그대의 풍요로운 빛을 흡수하고 그리고 이로써 그대를 축복하였노라.
보라! 나는 나 자신의 지혜에 지쳐버렸다. 꿀을 너무 많이 모은 꿀벌들처럼, -- 이제 그것을 구하려고 내미는 손이 있어야 하리라. 나는 그것을 나누어 주련다. 인간들 중에 현자(賢者)가 그 어리석음을 기뻐하고 가난한 자가 그 풍요함을 기뻐하게 되기까지. 이를 위해서 나는 낮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노라, 마치 그대가 저녁마다 또 다시 빛을 이 땅에 가져다주기 위해 바다 저편으로 가라앉을 때처럼...“ ~ 니이체, ‘짜라투스트라의 서설(序說)’에서
짜루투스트라가 참된 복을 받고자 스스로에게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고 한 이 말은 첫째 심령(心靈)이 가난한 자가 되어야함을 말한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참으로 복을 받기 원한다면 심령(心靈)이 가난한 자가 되어야 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 마태복음 5장3절. 우리는 영적으로 구걸하는 심정으로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서야하는 것이다. 우리가 겸손하게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면 하나님의 원하시는 바,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데에 저절로 눈을 뜨고 갈망하게 되어 진다. 하나님도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해 낮은 이 땅에 육신으로 태어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이며, 우리는 그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존재이므로...
아울러, 우리가 참으로 복 받기 원한다면 ‘믿음의 부딪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신앙은 “믿음의 부딪침”이 있는 곳에 승리가 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왜 승리하지 못하는가? 기도에만 머무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다 예비하여 놓으셨는데, 정작 싸움에서는 부딪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 때문이다. 기도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현실의 벽에 부딪쳐야 비로소 승리한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다” ~ 야고보서 4장7절. 우리는 참으로 복을 받기 원한다면 교만과 부딪혀 싸워야하며 이웃에게 베푸는 사랑의 실천을 위해 현실의 어려움들과 부딪치며 싸워 나가야한다. 이런 배품을 위한 부딪침이 있은 연후에 비로소 마음의 평안과 기쁨, 참된 복을 누리게 된다.
물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물은 자꾸만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갈 뿐이다. 참된 복을 받으려면 물처럼 가장 아래로 겸손하게 내려갈 줄 알고 장벽에 부딪히는 인격이 되어야 한다.
2020. 2.10.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