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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분낙도(安分樂道) 하라

jookwanlee 2023. 5. 18. 15:52

안분낙도(安分樂道) 하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만족함을 알면 가히 즐거울 것이오, 탐욕스러움에 힘을 쓰면 곧 근심이 되느니라. [景行錄(경행록) 云(운) 知足可樂(지족가락) 務貪則憂(무탐즉우)]” <명심보감(明心寶鑑) 안분편(安分篇)에서>.

 

속담에 아흔 아홉 마리 가진 목동이 한 마리 가진 목동을 시기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의 욕심은 밑 빠진 동이처럼 끝이 없다. 그런즉 문제는 지금 내가 얼마만큼을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더 소유하려는 탐심(貪心)이 문제인 것이다. 고로 이 탐심을 극복하고 하늘이 내게 주신 분수를 지키는 것은 성공하는 인생을 위해 필요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누가복음 12장 15절).

 

여기서 분수란 하나님이 나의 인생을 통하여 이루시고자 하는 목적의 달성을 위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총칭해서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오활(迂闊)하게 하나님의 내게 주신 것을 왜곡하여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일어나고 어려움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고로 우리는 반드시 나의 분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정직함을 가장 소중한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허형(許衡)’이 이르기를 “천지간의 인물에는 저마다 분한(分限)이 있으니 분한 밖에 지나치게 바라서는 안 된다. 마구 써서 없애는 것이 많고 보면 하늘에 죄를 얻는다.” 하였는데, 이는 대개 사치를 다하고 탐욕을 다하는 것은 실로 복(福)을 꾀하는 방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1653년 효종4년 7월2일 백강 이경여 선생의 상차문(上箚文) 중에서>

(註) ‘허형(許衡)’~ 원(元) 나라 세조 때 집현대학사 겸 영태사원사(集賢大學士兼領太史院事)로서 수시력(授時曆) 편찬을 주도한 사람. 후에 공자(孔子)의 묘정(廟庭)에 종사되었고 세상에서 노재(魯齋) 선생으로 불림. 그의 학풍은 실천적인 성향의 것으로서 여말 선초(麗末鮮初) 신진 사대부들의 학문에 영향을 끼쳤음.

 

“만족할 줄을 알아 늘 만족하며 지낸다면 일생 동안 욕됨이 없을 것이며, 그칠 때를 알아 그 알맞은 때에 그친다면 일생 동안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知足常足(지족상족 終身不辱(종신불욕) 知止常止(지지상지) 終身無恥(종신무치)]” <明心寶鑑 安分篇에서>

 

제 분수(分數)를 알고 마땅히 그쳐야 할 데에서 알맞게 그쳐야 하늘의 화(禍)를 면할 수 있는 것이니, 우리는 안분낙도(安分樂道) 하여야한다. 즉 하늘이 내게 허락하여 주신 분수를 알고 사람이 행할 도리(道理)를 즐거운 마음으로 행해갈 때에 비로소 참된 행복이 찾아든다. 아울러 과유불급(過猶不及)인 것이니,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항상 조금 부족함만 오히려 못하다. 탐욕(貪慾)은 바로 패망(敗亡)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돈이 있으면 좋고 돈이 없으면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돈이 없으면 세상의 속된 자랑을 버리고 분쟁을 멀리하며 진리에 집중할 수 있고 또한 돈을 관리하는 큰 수고로움이 덜어지기 때문이다. “군자는 중용에 의지하여 세상에서 숨어 있어 알려지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으니 이는 오직 성자(聖者)라야 그렇게 할 수 있다.[君子 依乎中庸 遯世不見知而不悔 唯聖者能之(군자 의호중용 돈세불견지이불회 유성자능지).] <중용(中庸) 1편 11장 “군자(君子)의 도(道)”에서>

 

기독교의 목표는 교인(敎人)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성품으로 성장해가는 것이 그 핵심이고, 율곡 이이 선생의 삶의 목표는 성인(聖人)이 되는 것이었으며, 백강 이경여 선생은 삶의 중심을 바로 마음을 바르게 갈고 닦는 데 있다고 보아 홀로 있을 때라도 반드시 삼가 하여 마음을 닦는 신독(愼獨)과 근독(謹獨)을 가장 중시하였다.

 

“여러분은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나누어주신 믿음의 정도에 따라 분수에 맞는 생각을 하십시오”(로마서 12장 3절).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나의 믿음의 정도는 한계가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해야하는 것이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1장 5절). 나아가 우리는 주변의 믿음직한 이웃들에게도 나의 언행이 과연 분수에 맡는 것인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한다.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잠언 18장 12절).

 

2023. 5.18.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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