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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경궁리(居敬窮理) 수기치인(修己治人)

jookwanlee 2023. 2. 27. 20:03

거경궁리(居敬窮理) 수기치인(修己治人)

 

인생의 목표에 대해 주자(朱子)는 그의 근사록(近思錄)에서 말하기를 “앞을 내다보고 기약(期約)하는 바를 멀리 또한 크게 할지어다. 그러나 이것을 실행함에는 모름지기 능력을 헤아려서 서서히 하라. 능력이 부족하면서 책임이 너무 무거우면 필경 일을 망치리라. 또한 사람은 계속 배우지 않으면 즉시 노쇠해지니 항상 배우면서 능력을 키워라” 하였다.

 

사람이 인생의 목표를 성인(聖人)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하고 그 목표를 향해 자신을 닦고 수양해 나가는 그런 공부야 말로 참다운 학문이라 할 것이며, 그런 차원 높은 학문을 이루고자 함에는 배움에 끝이 없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성품을 닮으려는 노력은 아무리 잘하여도 죽어 천국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유학(儒學)의 학문하는 목적을 한마디로 하면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고 할 것인데 수기치인을 인생의 목표로 살면서 군자 나아가 성인(聖人)이 되라고 하는 것이다. 공자는 이 수기치인에 대해 설명하기를 ‘자기를 닦고 수양하며 나아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한다’라고 하였다.

 

이런 유학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 송나라 때 새롭게 일어난 주자학(朱子學)의 핵심사상은 ‘이(理)’이다. 여기서 ‘이(理)’란 우주 만물의 근거이며 만물이 존재하는 근본원리이다. 그리고 이 ‘이(理)’는 외계의 사물뿐만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마음에도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것인데, 주자학의 근본명제인 ‘성리학(性理學)’이란 바로 이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가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실천하는 이상적인 인간을 표방하려면 이 ‘이(理)’에 따라야 하는데 이 ‘이(理)’는 항상 정(情)이나 욕심으로 인해 흐려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이(理)’를 온전하게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그런 잘못된 흐름을 물리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성리학에서는 이것을 ‘거경궁리(居敬窮理)’라는 말로 표현한다. ‘거경(居敬)’이란 마음을 집중전일(集中專一)의 상태로 유지하는 일이며, ‘궁리(窮理)’는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도 하는 바 요컨대 ‘이(理)’를 연구하고 궁구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우리가 거경궁리를 이행하면서 수기치인으로 나아가려면 성인(聖人)들의 말씀이 기록된 경전, 고전 등을 읽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주자(朱子)는 그의 근사록(近思錄)에서 말하기를 “성인(聖人)들의 책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성인(聖人)의 언어로써 완미(玩味)하며 마음속 깊이 새겨 넣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힘써 이를 행하면 스스로 얻는 바가 있으리라” 하였다. 결국 이런 독서 등을 통하여 거경궁리하면서 마음과 인격을 닦고 수기치인으로 나가기 위해 배운 바를 그대로 실천하라는 것이 성리학이 추구하는 핵심 가르침이라 하겠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장 23절).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야고보서 2장26절). “자신이 도(道)를 행하지 않으면 그 도가 처자식에게 행해지지 않고, 도(道)로 사람을 부리지 않으면 명령이 처자에게도 행해지지 않을 것이다. (孟子曰맹자왈身不行道신불행도면不行於妻子불행어처자오使人不以道사인불이도면不能行於妻子불능행어처자니라)” <맹자(孟子) 진심하(盡心下) 9장)>.

 

2023. 2. 28.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