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서로 존중하고 서로 사랑하라

jookwanlee 2022. 6. 26. 10:37

서로 존중하고 서로 사랑하라

 

병자호란 때 청음 김상헌 선생이 청나라와의 척화(斥和)를 주장하고 지천 최명길 선생은 명분 보다는 현실적 상황에 적응 하여야함을 일깨워 주화(主和)를 주장하며 두 분이 서로 대립하다가, 이후 청나라 심양으로 모두 잡혀가 구속된 몸이 되면서, 청음은 눈앞에 죽음이 닥쳐와도 흔들리지 않고 태연하였으며 지천 또한 목숨을 걸고 굽히지 아니하며 당당하였는데, 두 분이 서로 이를 알게 됨에 그 후로는 서로 공경하고 존중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는 상대방의 인격을 신뢰하며 그 숭고한 뜻을 서로 높이 평가하여 상호 존중하는 인간관계가 된 좋은 선례이다.

 

이에 우의정으로 청나라의 연호를 쓰지 않는다는 등 선천부사 이계의 밀고로 잡혀와 같이 옥살이 하던 백강 이경여 선생은 두 분의 화해를 주선하고 두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칠언절구(七言絶句)의 시를 지어 보내며 두 사람의 화해를 기린 바 있다.

 

二老經權各爲公

[이노경권각위공 : 두 어른의 경(經. 경륜)과 권(權, 권위)이 각각 다 나라를 위함이니]

天大節濟時功

[천대절제시공 : 청음은 하늘을 떠받드는 큰 절개이고 지천은 한때를 건져낸 공적이로세]

今如爛同歸地

[금여난동귀지 : 이제야 두 분 마음이 원만하게 되어 한곳으로 이르게 되니]

俱是南館白首翁

[구시남관백수옹 : 이미 남관의 두 늙은이는 모두가 백발일세]

 

청음선생, 지천선생, 백강선생 모두 성현(聖賢)들의 학문으로 단련된 당대의 충신들인데, 이분들의 목숨을 건 나라사랑과 상대의 인격을 알고 서로 믿고 존중함이 이렇게도 높았다.

 

하물며 오늘날 그 자손인 우리는 성경의 전래로 하나님 말씀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우리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참 기쁨과 평안, 구원과 영생을 선물로 받았다. 그런 예수는 그가 우리를 사랑한 것 같이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시며, 이 길 만이 생명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위의 세분 충신들과 같이 성현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인격을 연마하고 이웃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온유하고도 겸손하고 정직한 성품과 우리를 향한 희생적인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진력하고 이웃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섭리를 널리 전하여 가야 할 것이다.

 

여기서 특히 유념할 바는 예수 그리스도가 요한복음 15장 7절에서 한 말씀으로 그는 “만일 너희가 내 안에 살면서 내 말을 지키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러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말하였는데, 즉 하나님 말씀을 가슴에 품고 그대로 실천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껍데기 신앙으로 기도의 응답도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마음이 암울해지기만 한다는 것이다. “자유를 주는 완전한 그리스도의 법을 마음속에 새기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듣고 잊어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그가 하는 일에 복을 받을 것입니다.” ~ 야고보서 1장 25절.

 

생각건대 우리나라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실천하지 않는 신앙이라는데 있다고 본다. 성경의 말씀을 잘 외우고는 있는데 나라가 유물사관 공산주의 사상으로 다 넘어가 신앙의 자유마저 말살될 위기 속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목사 신부들이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실망이 아닐 수 없고 한국교회에 대한 환멸감마저 가져다주었다.

 

테레사 수녀(Mother Theresa)는 그녀의 저서 ‘아름다운 선물’에서 기독교인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서 말하기를 “기독교인은 단순하게 살아간다. 삶의 목적에 부합되는 것들에 집중하는 단순한 삶은 각종 질병에 대한 엄청난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인은 삶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일들은 과감하게 버림으로서 타락과 질병의 길로 접어들지 않을 수 있다. 고로 기독교인은 이 세상이 이런 하나님의 말씀에 위협이 될 때에는 단순하게 치유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라고 하여 기독교인은 세속에 물들지 않고 진리를 실천하며 살아야함을 강조하였다.

 

“여러분은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지 말고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거울에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는 자기 모양을 보고도 거울 앞에서 떠나면 곧 제 모습을 잊어버립니다.” ~ 야고보서 1장 22-24절.

 

2022. 6.26.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