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達人)의 체취(體臭)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라고 하였는데, 이처럼 과부족(過不足)이 없이 균형 잡힌 상태를 ‘중용(中庸)의 미덕(美德)’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홍자성은 채근담(菜根譚)에서 이렇게 설명하였다.
“청렴하면서도 포용력이 있다. 이해심이 있으면서도 결단력이 있다. 통찰력이 있으면서도 남의 흠을 들추어내지는 않는다. 순수하면서도 과격해지지 않는다. 이런 인물이야말로 ‘꿀에 넣어도 너무 달지 않고 소금에 넣어도 너무 짜지 않다’는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다.” “즐거움을 극도에 이르지 말게 하라. 입을 즐겁게 하는 진미(珍味)는 모두 창자를 상하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이다. 적당히 먹지 않으면 건강을 해친다. 쾌락은 몸을 망치고 덕을 잃는 원인이다. 적당히 하지 않으면 후회만 남는다. 벗을 불러 모아 마시고 노래하고 떠들썩하게 즐긴다. 그러나 어느새 밤도 깊어져서 등불도 꺼져가고 향(香)도 사라지고 다(茶)도 식어버린 때가 되면,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울기 시작하는 자까지 나타나 한층 더 부질없는 생각을 일으킨다. 이세상의 모든 즐거움은 대개 이런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꽃을 보면 반쯤 피어있고, 술을 마시면 적당히 취해 있을 때에 최고의 정취(情趣)가 있다. 만개(滿開)한 꽃을 보거나 곤드레 만드레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면 완전히 흥이 깨진다.” “기쁨에 들떠 경솔하게 일을 떠맡아서는 안 된다. 술에 취한 김에 화를 폭발시켜서는 안 된다. 일이 순조롭게 된다고 해서 지나치게 확장해서는 안 된다.”
한편 ‘중용(中庸)의 미덕(美德)’에 대해 예기(禮記)에서는 “거만한 태도는 증장(憎長)시켜서는 안 된다. 욕망은 하고 싶은 대로 해서는 안 된다. 뜻은 자기 마음을 다 채워서는 안 된다. 즐기는 것은 다할 때까지 즐겨서는 안 된다. 어느 것이나 적당하게 억제하지 않으면 무한히 커져서 결국은 몸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정이천(程伊川)은 사잠(四箴)에서 “도리(道理)에 따라가게 되면 항상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욕심을 따라가게 되면 한편 자유스러워 보이나 항상 위험을 느끼게 된다.”라고 하며 과욕(過慾)을 경계하였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솔로몬은 잠언 4장 26-27절에서 말하기를 “발로 디딜 곳을 잘 살펴라. 네 모든 길이 안전할 것이다. 좌로든 우로든 빗나가지 말고, 악에서 네 발길을 끊어 버려라.”라고 하였다.
이처럼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中庸)의 도를 중시하는 인생태도에는 끊이지 않는 멋과 여유가 있으며 위험에 들지 않는 인생을 달관한 달인(達人)의 체취가 묻어난다.
2022. 3. 6.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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