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正心)과 극기(克己)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것으로 병을 다스리는 근본을 삼으십시오.
계미년(1643, 인조21) 3월 백강 이경여 선생은 승진하여 우의정에 임명되었다.
당시 인조(仁祖)께서 오래 편찮았는데, 의원(醫員) 이형익(李馨益)이 요사스러운 술법을 진달하였고, 상이 그 말을 채용하여 연달아 불침[火鍼]을 시술하였고 또 여러 달 신하들을 접하지 않았다. 위아래가 걱정하고 허둥대었으나 감히 분명히 말하는 이가 없었다. 공이 나아가 아뢰기를 “병을 다스리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생민(生民)을 잘살게 하고 방본(邦本)을 공고히 하는 데 있는데, 그 근본은 정심(正心)과 극기(克己)에 달려 있습니다. 만일 혹 밤중에 군대가 쳐들어오면 부득이 간과(干戈 군대)를 사용하듯이, 병을 다스리는 방도 또한 그렇습니다. 진원(眞元)을 보호하고 조섭하며 기혈(氣血)을 소중히 배양하며, 기호나 욕심을 절제하고 음식을 신중히 함으로써, 수기(水氣)와 화기(火氣)가 서로 조화케 하고 영위(榮衛)를 소통시켜 모든 혈맥(血脈)이 순조롭고 오기(五氣)가 치우침이 없게 하되, 그 근본은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성상께서 편치 않으신 이래, 근본을 다스리는 지론(至論)을 믿지 않으시고, 잘못된 얕은 술수로 만전의 효험을 거두려고 기대하여 뜨거운 불침을 여러 차례 옥체에 시술하셨습니다. 병환을 앓으신 지 10년, 병은 날로 더욱 심해졌으니, 그자의 실정이 탄로나고 기술이 궁색해져서 더 이상 덮을 수가 없는데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요행을 기대한 나머지 겨울을 지나 봄이 될 때까지 한기를 무릅쓰고 피하지 않았으니 이 또한 어찌 성명(聖明)께서 즐거워한 일이겠습니까. 분명 체울(滯鬱)이 극도에 이르러 사화(邪火)가 상승하고, 의혹이 생긴 나머지 온갖 괴이한 생각이 마음을 잡아매어 정신은 번거롭고 기운은 혼란스러워지자 일시의 괴로움을 감당하지 못하여 이 같은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원컨대 성명께서 명석함을 견지하여 사리를 밝히시며 정도(正道)에 거하고 사악함을 물리치시어 어서 불침을 정지하고 신이 말한 대로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것으로 병을 다스리는 근본을 삼으십시오. 그런 뒤에 널리 명의(名醫)를 모아 치료 방법을 상의하여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십시오.
또한 기운이 울결하면 화(火)가 치솟고, 마음이 번잡하면 혈(血)이 타들어 가는 법입니다. 깊은 궁궐 겹겹이 쌓인 방에서 거의 사람을 접하지 않으시고, 좌우에서 모시는 사람들은 오직 시중드는 자들이기 때문에 강건한 양기가 왕성하지 못하고 나쁜 기운이 쉽게 타게 됩니다. 게다가 경기(驚氣)와 근심이 기운을 꺾고 번뇌가 마음을 녹이는데, 기혈(氣血)이 어떻게 손상되지 않을 수 있겠으며, 진원(眞元)이 어떻게 병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봄기운이 바야흐로 형통하고 날씨가 점차 화창해지고 있으니, 편전(便殿)에서 한가로이 계시면서 유신(儒臣)을 불러와서 번잡한 글을 제거하고 마음 가시는 대로 앉았다 누웠다 하면서 혹 경사(經史)를 토론하기도 하고 혹 치도(治道)를 묻기도 하신다면, 반드시 지기(志氣)가 개발되고 성정(性情)이 활짝 펴져 몸의 울체가 소통되고 쇠약했던 의욕이 진작되어, 질병을 제거할 수 있고 치도에도 또한 힘이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안일하지 않음을 처소로 삼는다’, ‘한가히 여겨 향락에 빠지지 말라’는 말이 나라를 오래 누리게 하는 방법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상이 가상하게 받아들이고 그날로 불침을 정지하였다.
서하 이민서 선조, ‘선고영의정부군가장’ 중에서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것으로 병을 다스리는 근본을 삼으십시오.
계미년(1643, 인조21) 3월 백강 이경여 선생은 승진하여 우의정에 임명되었다.
당시 인조(仁祖)께서 오래 편찮았는데, 의원(醫員) 이형익(李馨益)이 요사스러운 술법을 진달하였고, 상이 그 말을 채용하여 연달아 불침[火鍼]을 시술하였고 또 여러 달 신하들을 접하지 않았다. 위아래가 걱정하고 허둥대었으나 감히 분명히 말하는 이가 없었다. 공이 나아가 아뢰기를 “병을 다스리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생민(生民)을 잘살게 하고 방본(邦本)을 공고히 하는 데 있는데, 그 근본은 정심(正心)과 극기(克己)에 달려 있습니다. 만일 혹 밤중에 군대가 쳐들어오면 부득이 간과(干戈 군대)를 사용하듯이, 병을 다스리는 방도 또한 그렇습니다. 진원(眞元)을 보호하고 조섭하며 기혈(氣血)을 소중히 배양하며, 기호나 욕심을 절제하고 음식을 신중히 함으로써, 수기(水氣)와 화기(火氣)가 서로 조화케 하고 영위(榮衛)를 소통시켜 모든 혈맥(血脈)이 순조롭고 오기(五氣)가 치우침이 없게 하되, 그 근본은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성상께서 편치 않으신 이래, 근본을 다스리는 지론(至論)을 믿지 않으시고, 잘못된 얕은 술수로 만전의 효험을 거두려고 기대하여 뜨거운 불침을 여러 차례 옥체에 시술하셨습니다. 병환을 앓으신 지 10년, 병은 날로 더욱 심해졌으니, 그자의 실정이 탄로나고 기술이 궁색해져서 더 이상 덮을 수가 없는데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요행을 기대한 나머지 겨울을 지나 봄이 될 때까지 한기를 무릅쓰고 피하지 않았으니 이 또한 어찌 성명(聖明)께서 즐거워한 일이겠습니까. 분명 체울(滯鬱)이 극도에 이르러 사화(邪火)가 상승하고, 의혹이 생긴 나머지 온갖 괴이한 생각이 마음을 잡아매어 정신은 번거롭고 기운은 혼란스러워지자 일시의 괴로움을 감당하지 못하여 이 같은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원컨대 성명께서 명석함을 견지하여 사리를 밝히시며 정도(正道)에 거하고 사악함을 물리치시어 어서 불침을 정지하고 신이 말한 대로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는 것으로 병을 다스리는 근본을 삼으십시오. 그런 뒤에 널리 명의(名醫)를 모아 치료 방법을 상의하여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십시오.
또한 기운이 울결하면 화(火)가 치솟고, 마음이 번잡하면 혈(血)이 타들어 가는 법입니다. 깊은 궁궐 겹겹이 쌓인 방에서 거의 사람을 접하지 않으시고, 좌우에서 모시는 사람들은 오직 시중드는 자들이기 때문에 강건한 양기가 왕성하지 못하고 나쁜 기운이 쉽게 타게 됩니다. 게다가 경기(驚氣)와 근심이 기운을 꺾고 번뇌가 마음을 녹이는데, 기혈(氣血)이 어떻게 손상되지 않을 수 있겠으며, 진원(眞元)이 어떻게 병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봄기운이 바야흐로 형통하고 날씨가 점차 화창해지고 있으니, 편전(便殿)에서 한가로이 계시면서 유신(儒臣)을 불러와서 번잡한 글을 제거하고 마음 가시는 대로 앉았다 누웠다 하면서 혹 경사(經史)를 토론하기도 하고 혹 치도(治道)를 묻기도 하신다면, 반드시 지기(志氣)가 개발되고 성정(性情)이 활짝 펴져 몸의 울체가 소통되고 쇠약했던 의욕이 진작되어, 질병을 제거할 수 있고 치도에도 또한 힘이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안일하지 않음을 처소로 삼는다’, ‘한가히 여겨 향락에 빠지지 말라’는 말이 나라를 오래 누리게 하는 방법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상이 가상하게 받아들이고 그날로 불침을 정지하였다.
서하 이민서 선조, ‘선고영의정부군가장’ 중에서
'조상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강 이경여 선조 (0) | 2020.10.13 |
---|---|
광한루에서 (0) | 2020.09.26 |
인욕(人欲)은 물리치고 천리(天理)는 밝게 드러내도록 (0) | 2020.09.08 |
홍 판서 무적 에 대한 제문〔祭洪判書 茂績 文〕 부친을 대신하여 짓다. (0) | 2020.09.05 |
천리강남처처화 독련매영조고사 (0) | 2020.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