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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꿈에도 언제나 맑을지어다

jookwanlee 2017. 10. 3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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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언제나 맑을지어다

 

조선시대의 문인화(文人畫)는 일반적인 그림들과 달리 사대부 계층의 문인들이 그들의 정신세계, 높은 선비정신 등을 표출하며 인격수련의 장으로 삼는 경향이 농후하였다.

 

아래에 소개하는 시는 조선 최고의 문인화가로 평가되는 능호관(원령) 이인상 선생의 작품으로 고결한 선비의 높은 품격의 정신이 묻어나 오늘을 사는 우리들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여 나아감에 좋은 귀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선생은 당대 최고의 명문가인 백강 이경여 선생 가문의 후손이었으나, 서출 자손이란 한계로 인하여 벼슬길 보다는 심오한 예술의 경지에 몰입하며 ()()() 3(三絶)”이란 평가를 받으며 지고지순의 삶을 살다가 가셨다.

 

오늘날 그의 작품이 단원 김홍도, 겸재 정선의 그림들처럼 대중화 되지 못함은 이러한 그의 고결한 품격으로 일반 대중이 접하기에는 스스로 한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치있는 삶의 좌표는 시대에 따라 또 각 사람에 따라 변화 되어갈 수가 있겠으나, 이러한 이인상 선생의 고결한 인격과 품격, 정의로운 삶을 지향하는 자세는 후손들이 두고두고 본받아야 할 삶의 자세로 여겨진다.

 

 

작은 누대는 내가 있을 만하고

조용히 지내는 데는 좌우명이 있도다

꾸밈이 실제보다 낫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은 속되지 않고

읽는 것은 오로지 경서(經書)뿐이다

담담하게 벗을 받아들이고

옛것의 본받기를 법으로 삼는다

가난해도 하늘의 뜻을 어기지 않으니

꿈에도 언제나 맑을지어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의 작품들은 시··화가 하나로 아우러지는 뛰어난 세계라는 평가를 받는데, 선생은 스스로 말하기를 외형적인 형태보다 내면적 진실성을 중시했고, 자연의 아름다움보다는 품격(品格)을 담아내는 데 무게를 두었다고 했다. 그래서 여간해서는 능호관 그림의 진수를 잡아내기가 힘들다.

 

그러나 당대의 안목들은 우리에게 그의 예술에 감추어진 비밀을 말해주고 있다. 추사 김정희는 그의 그림에서 진실로 주목할 것은 문기(文氣)라고 했다. 중례 김재로는 능호관 그림의 묘처(妙處)는 농밀(濃密)함이 아니라 담백(淡白)함에 있고, 기교의 빼어남이 아니라 꾸밈없는 필치에 있다며 "오직 아는 자만이 알리라"라고 했다. 또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그의 단짝이었던 서화가 이윤영은 말하기를,“능호관의 시는 봄 숲의 외로운 꽃이요, 가을 밭의 선명한 백로이다라고 하였다.

 

2017.10.31. 이 주 관


출처 : 완산이씨 밀성군 백강공
글쓴이 : 이주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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