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청춘(靑春)을 누리려면
“시간은 속히 지나가는데 청춘(靑春)은 다시 오지 아니하니, 지금 힘써 공부하지 아니하면 훗날 후회하여도 소용이 없다” 이는 백강 이경여 선생이 자손들에게 남긴 말씀(家訓)으로 그가 소지하던 장도(粧刀)칼에도 새겨져 있다.
젊은이는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일분일초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연못가에 봄풀은 아직도 꿈속인데, 계단 앞 오동나무 잎에는 가을바람이 분다.
(未覺池塘春草夢 미각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已秋聲 계전오엽이추성)
위의 시(詩)는 주자(朱子)의 「朱文公文集(주문공문집)」에 나오는 구절인데, 사람의 육신이 늙어지는 것은 빠르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사람은 나이 젊을 때 촌각(寸刻)을 아껴서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이처럼 젊은 나이에 열심히 공부하여 자신의 학문을 이루기 위해 힘써야 함은 지당할 것인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는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청춘일 수도 있다.
청춘이란 넓은 의미에서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청춘이란 드높은 이상과 비전,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는 건전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우리의 정신과 가슴속에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영혼을 울리는 것들이 간직되어있다. 영원한 생명을 동경하는 갈망, 진리·정의·아름다움을 향한 열망과 용기, 영원의 세계에서 오는 힘, 이들을 간직하고 있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젊음을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감(靈感)이 끊어져 영혼과 정신이 냉소(冷笑)라는 덫에 걸리고, 비탄(悲歎)이란 장벽에 갇힌 사람은 비록 나이가 이십 세라 할지라도 이미 늙은이와 다름없다. 우리는 누구나 시간의 흐름만으로 늙지 않고, 꿈과 이상(理想)과 열정을 잃었을 때 비로소 늙어가는 것이니 시간의 흐름은 얼굴에 주름을 만들뿐이지만 꿈과 열정과 패기(覇氣)를 상실할 때 우리의 영혼과 정신과 마음은 주름지고 일그러져 우리는 비로소 늙어가는 것이다.
이렇듯 단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늙는 것이 아니다. 꿈과 이상과 정열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비로소 늙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드높여 비전과 희망이란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우리는 비록 나이가 구십 세일지라도 청춘의 소유자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영원한 생명이란 소망을 가슴에 품고 있는 한 청춘이란 이름 안에서 이 세상을 미소를 지으며 떠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길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평생을 두고 지향하는 바, 꿈과 이상과 목적을 반듯하게 세워두어야 하는 것이니, 릭 워렌(Rick Warren) 목사는 그의 저서 「목적이 이끄는 삶(Purpose driven Life)」에서 말하기를 “인생을 살아가는 데 영생(永生)을 향한 심원하고도 확실한 목적 즉 살아가려는 뜻을 먼저 세우고 그를 향해 정진해나갈 때 가장 활기차고 가치가 있는 복된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또한 우리 선조들이 다음과 같이 ‘입지(立志)’를 크게 강조한 이유이다.
백강 이경여 선생은 인조임금에게 먼저 뜻을 세울 것을 주문하여 말하기를 “반드시 성지(聖志)를 굳게 정하시어 밖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만사의 근본이 세워질 것입니다.” 하니, 상(上)이 이르기를, “뜻을 세우는 것이 물론 제일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범연히 뜻을 세우는 것으로 말해서는 안 될 듯하다.” 하자, 이경여 선생이 다시 말하기를, “아무리 평범한 일이라도 만약 뜻이 세워지지 않으면 끝내 이룰 수가 없습니다. 뜻을 세우는 요체는 학문을 부지런히 하는 데 있습니다. 전하께서 경연을 열고 강학(講學)하신 지 오래되었는데, 격물치지(格物致知)와 성의정심(誠意正心)의 근본을 실제로 깨닫지 못하신 듯합니다. 삼가 성상의 말씀과 하는 일을 보면 치우친 마음이 없지 않아 군신 사이에 성의(誠意)가 서로 미덥지 못하니 모든 일이 번다해져 날로 망해가는 것은 괴이할 것이 없는 일입니다”라고 하였다.<조선왕조실록 인조16년(1638년) 5월 16일>.
한편 율곡 이이 선생은 그의 “격몽요결(擊蒙要訣) 제1장 입지(立志)”에서 말하기를 “처음 배우는 이는 먼저 뜻을 세우되 반드시 성인(聖人)이 될 것을 스스로 기약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을 별 볼 일 없게 여겨 물러나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일반 사람도 그 본성은 성인(聖人)과 똑같으며 사람의 본성은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나 구별이 없다. 그런데 어찌하여 성인은 유독 성인이 되고, 나는 유독 평범한 사람이 되는가. 이는 진실로 뜻이 서지 못하고 앎이 분명치 못하고, 행함이 독실하지 못해서이다. 뜻을 세우는 것과 밝게 아는 것과 독실하게 행하는 것 모두가 나 자신에게 달려 있으니 어찌 다른 데서 구하겠는가.”라고 하였다.
2024.11. 9.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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