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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통경신(變通更新)의 정신으로

jookwanlee 2024. 1. 14. 22:58

변통경신(變通更新)의 정신으로

 

구한말(舊韓末) 백암 박은식(朴殷植) 선생은 유교에 대해서 말하기를 “유교(儒敎)는 결코 제왕(帝王)을 위하는 데서 머무는 사상이 아니다. 대동사회(大同社會)의 이상이나 맹자의 민귀군경(民貴君輕, 백성은 존귀하고 임금은 가벼운 존재이다)이라는 이론[民爲重之說]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러한 성향보다는 오히려 위민(爲民)·민본(民本)의 성향을 더 강하게 띤 것이 본원(本源)유교이다.”라고 하였다 [주(註): 대동(大同) - ‘이는《예기》‘예운편’에 “권력을 독점하는 자 없이 평등하며, 재화는 공유되고 생활이 보장되며, 각 개인이 충분히 재능을 발휘할 수가 있고, 범죄도 없는 세상”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는 또 말하기를 “유교가 기독교나 불교와 같이 구세주의(救世主義)를 지향하면서도 이들 보다 세계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까닭은 바로 공자가 열국(列國)을 탐방하면서 천하를 바꾸려던 생각 즉 사역천하(思易天下)의 정신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동몽(童蒙)이 나를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유교인이 적극적인 자세로 ‘경민(警民)의 목탁’ 역할인 교화(敎化)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또 당시의 시대적인 여건이 반드시 변통경신(變通更新)하여야 나라를 보존하고 민중을 살릴 수 있음을 깨닫고 지루하고 한만(閑漫)한 정주성리학(程朱性理學)보다는 간단하고 절요(切要)한 양명학(陽明學)을 하여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양명학에서는 구차한 이론들을 배우지 않더라도 각자가 타고난 양지(良知)만 깨달으면(直指人心) 곧 범인(凡人)의 상태를 벋어나 성인(聖人)이 된다고 하는데, 양지(良知)의 실현은 곧 물욕(物慾)의 장애를 물리치고 지행합일(知行合一)하는 것과 통한다.<방일영문화재단, ‘우리사상 100년’에서>.

 

이런 양명학의 이론과 박은식 선생의 생각은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이로써 구원(救援)을 받는다는 간단명료한 구원론(救援論)과 통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은 기독교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되어 있으나 나라의 인륜도의(人倫道義)는 땅에 떨어져 개인탐욕주의가 넘쳐나고 성경에서 유래한 자유민주주의 건국정신도 공산·전체주의의 침공에 크게 흔들려 존망이 위태로운 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불의의 세력이 권력을 찬탈하는 부정선거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대한민국 건국 후 76년이 흐르는 동안에 우리나라의 기독교는 그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성품을 닮는 일은 소홀히 하고 그 교리를 이용하여 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위선자는 물론 신부나 목사가 공산·전체주의의 앞잡이가 된 자들이 수두룩한 형편이다. 이런 사정은 불교도 마찬가지여서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의 실천보다는 그 교리를 이용하여 사사로운 탐욕을 채우는데 급급하여 오늘날 그 타락상이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 얼마 전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낸 자승스님이 공곡기물인 법당을 불태우며 자살한 것을 분신공양(焚身供養)이라고 미화하기에만 급급한 것이 오늘날 우리 불교계의 참담한 현실이다. 과거 조선시대의 호국불교는 자취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 '난초도'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기독교와 불교 등 종교들과 기타 정신문화개발 분야에서 그 핵심인 자신의 인격수련과 진리의 실천을 저버리고 말로만 떠들며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하여 온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처럼 위태로운 형편에 놓이게 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것이 나라의 교육의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져 개인주의의 팽배를 가져오고 훌륭한 인격자를 양성하는 교육은 저버린 지가 오래되었다.

 

이제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를 충실하게 회복하고 인륜도의가 살아있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변통경신(變通更新)의 정신으로 전 국민의 모든 생활분야에서의 정신문화개혁을 반드시 추진해야한다.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권리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선진사회에서 입증된 솔선수범과 헌신의 청교도정신, 우리민족의 자주성이요 우수성인 세종대왕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국민 모두의 타락한 정신문화를 저변으로부터 개혁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공산·전체주의를 물리치고 사람답게 살길이 열린다. 그런데 대통령조차도 이런 핵심적인 과제에는 두 손을 놓고 있으니 이제는 양식 있는 국민들이 나서야만 하는 것이다.

 

2024. 1.15.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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