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신념을 위해 죽을 수 있는 것보다 귀한 것은 없다

jookwanlee 2023. 9. 19. 09:13

신념을 위해 죽을 수 있는 것보다 귀한 것은 없다

 

“친구나 주위의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여 마음이 그들에게 얽매이게 되면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없게 된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이런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관찰하고 저 광야를 가고 있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경).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을 선출하던 선거전이 한창일 때, 사람들은 엘 고어나 조지 부시 둘 중의 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힐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한 인물이 등장하였으니 공화당의 존 메케인(John McCain)이었다. 그는 아리조나 주지사로 베트남전의 영웅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베트남전에서 비행사로 참전하였다가 포로가 되어 5년을 포로수용소에서 보냈는데 그의 아버지는 미국 해군의 태평양 사령관이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월맹 측이 다른 포로들과는 달리 조기 석방하여 주겠노라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 제안을 거절하였다. 다른 동료 포로들과 함께 석방되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거절한 것이다. 명예와 동료애를 존중한 의연(毅然)한 태도였다.

 

그런 그가 발간한 자서전이 있다. 『아버지들의 신념(Faith of my fathers)』이란 제목의 책이다. 그 책 중에서 그는 말하기를 자기 아버지가 자기에게 일러주었던 교훈이 “자기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죽을 수 있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말에서 ‘자기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소위 가치관 내지 인생관이라 부른다. 어느 한 사람의 값어치를 정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소유한 가치관, 인생관과 행실이다. 자기가 품고 있는 가치관, 인생관에 따라 살고 그것에 따라 죽을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한편 ‘숫타니파타경’ 에서는 다음과 같이 혼탁한 세상 속일지라도 자신의 깨달음과 믿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하였다.

 

여사자성불경[如師子聲不驚]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여풍불계어망[如風不繫於網]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여연화불염진[如蓮花不染塵]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여서각독보행[如犀角獨步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는 외뿔 짐승인 코뿔소를 의미하는데, 오랜 세월 수행(修行)과 정진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걸 진리의 길을 찾은 연후에는, 그 길을 감에 누가 무어라고 해도 코뿔소처럼 꿋꿋이 홀로 행하며 어떤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며 나가야 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온갖 이단(異端)과 사악한 자들이 널려 있음을 경계하여 이른 말로 생각된다.

 

“위대한 사람은 굳은 결의에 찬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그들은 결코 포기할 줄을 모른다.”<릭 워렌(Rick Warren)>. 인생길에 고통과 인내와 인욕(忍辱)이 없는 성취란 없다. “세상에서 세상의 의견을 좇아 사는 것은 쉽다. 홀로 살면서 스스로의 의견을 좇는 것도 쉽다. 그러나 위대한 사람은 군중의 한복판에서 고독 가운데 독자성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자다.”<랄프 에머슨(Ralph W Emerson)>. 견고한 내면세계를 개발, 유지하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때 우리는 이 심오한 원리를 배우게 된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3장 12-14절에서 고백하기를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賞)을 위하여 달려가노라”하였다.

 

“여기 두 길이 있으니 하나는 이익을 추구하는 길이요 하나는 큰 자유(大自由)에 이르는 길이다. 부처의 제자인 수행자들은 이 이치를 깨달아 남의 존경을 기뻐하지 말라 오직 외로운 길 가기에 전념하라”<법구경(法句徑)에서>. 고독한 길은 진리를 찾고 진리를 실천하려면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다. “우리가 선(善)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찌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라디아서 6장 9절).

 

2023. 9.19.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