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도처에 가을 소리 들려오니 .....

jookwanlee 2022. 11. 1. 12:03
도처에 가을 소리 들려오니 ....
 
도처에 만추의 가을소리 들려오니 옛 현인(賢人)의 시 한수가 내 마음을 울린다.
 
어젯밤 가을 소리 한성에 들어오니
병든 마음 낙엽 지는 이때에 놀라네.
등불 돋우며 문득 밤이 긴 것을 알아채고
섬돌 거닐다 이내 이슬 맺힌 것 보네.
물 흐르듯 세월 지나 백발이 되었지만
베개 맡 꿈속엔 고향 산천이 푸르다오.
형(兄)을 만나 강호(江湖)의 흥취 실컷 말할 땐
앞 포구엔 고기 살지고 잔엔 술이 가득하리라!

 

이 시(詩)의 제목은 “次周卿兄 世奭 寄示韻”으로 한포재 이건명 선생의 작품이다. 이 시는 “한포재집(寒圃齋集) 제1권”에 실려 있으며, 이 시에 언급한 형(兄)은 주경(周卿) 이세석(世奭)이며 그는 한포재공의 삼종형으로 1692년 숙종 18년 춘당대시에 급제하여 사헌부 집의를 지냈다.
 
나 역시 이제는 나이 들어 백발이 되었지만 아직도 내 가슴속엔 소망의 나무들이 심겨진 산천이 푸르다오. 그 소망의 나무들은 불멸의 성현님들이 심어 놓으신 나무들이니 어찌 그분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2022.11. 1. 素淡
 
그림 : 능호관 이인상 선생, '모정추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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