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누구를 탓하랴

jookwanlee 2021. 1. 29. 05:24

누구를 탓하랴

 

자기가 불행하게 된 것을 다른 사람 탓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 사람의 배움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그러다가 자신을 비난하면 이제야 공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남도 비난하지 않는 차원이 되면 공부가 완전해지는 것이다.” ~ 에픽테투스(Epictetus)

 

그런데 우리의 세종대왕께서는 이처럼 자신의 불행을 생각하는 차원을 초월하여 가뭄에 시달리는 온 백성들을 향한 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이 스스로 고통을 짊어지고 앞장서서 해결에 나서신 기록이 있다.

 

1419(세종162) 세종대왕은 가뭄 때문에 신하들에게 구언하는 교서를 내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금도 비가 내릴 징조가 없으니, 아침저녁으로 삼가고 두려워해서 몸 둘 바를 알지 못하는지라, 바르고 충성된 말을 들어서 재변이 풀리기를 원하노니, 대소 신료와 한량(무관이 될 수 있는 가문의 출신으로 아직 무과에 합격하지 못한 자), 기로(60세 이상의 노인)는 각각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다 말하여, 이때 정사의 잘못된 것과 생민의 질고를 숨김없이 다 진술하여, 내가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애휼하는 뜻에 부합하게 하라. 그 말이 비록 사리에 꼭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한 죄주지는 않으리라.”

 

세종대왕은 에픽테투스가 자신의 불행을 말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자신이 아닌 나라와 백성들의 불행의 극복에 자신을 바쳐 헌신적으로 몰두하셨던 것이다.

 

한편 성철스님은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인생을 두고 말하기를 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고 한 바가 있다.

 

대마무가 속이 빈 것처럼 세종대왕은 자신의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나라와 백성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으며 이로써 기적처럼 보이는 한글창제 등의 놀라운 위업들을 이루셨다. 또한 그는 마디가 있어 인륜을 중시하셨으니 모든 백성이 삼강오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다 써서 도왔고 그 바탕 위에서 태평성대를 이루신 것이었다. 그는 또 자손들에게도 가전충효 세수인경(家傳忠孝 世守仁敬)’이란 말씀을 남겨 인륜을 지킬 것을 힘주어 강조하신 바 있다.

 

오늘날 우리가 또한 승리하는 인생을 이루기 위해서 속이 빈 대나무처럼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려 함에는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모두 다 버리도록 힘써야 할 것이요(요한1216), 또 우리가 마디가 있는 대나무처럼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살려 하면 진리이신 하나님을 무엇보다 사랑하여 그의 말씀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데에 최고의 가치를 두어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지킬 계명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첫째는 이것이니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1228-31)” 라고 하였다.

 

2021. 1.29.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