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링(Journaling)하라
‘간간이 시(詩) 짓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았으니 (間以歌詠爲歡)’
위의 글귀는 서하 이민서 선생이 지은 ‘《서호수창록》발문〔西湖酬唱錄跋〕’에 나오는 한 구절로 그의 삶의 즐거움이 문형(文衡) 대제학(大提學)답게 좋은 글을 읽고 쓰는 데에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 감정, 경계해야할 것들과 장래의 포부 등을 기록에 남기는 것은 삶에 많은 유익을 준다.
세계적인 목사 릭 워렌(Rick Warren)은 소위 ‘저널링(Journaling)’ 할 것을 신자들에게 권한다. ‘저널링’을 굳이 번역하자면 ‘일일 묵상록 쓰기’라고나 할까, 살아가면서 그 때 그 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모습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이것이 본인의 정신적, 영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또한 이웃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 때 떠오른 어떤 생각 등을 글로 적는다는 것은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고 그 생각을 다지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뒷날 다시 읽어볼 수 있게 함으로 돌이켜 반성하고 다시금 새롭게 할 수가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주목할 것은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실천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기록을 하게 되면 머리와 가슴에 깊이 각인되고 이웃에도 알려져 실천으로 이어가기가 쉬어진다. 실천이 없는 생각은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신앙인은 참된 신앙인이 아니다.
나아가 기록이 없다는 것은 멸절(滅絶)되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가 있다. 기록이 곧 생명이라고까지 할 수가 있는 이유이다.
청음 김상헌 선생의 기록에 의하면 당대의 문장가인 동고 이수록 선생의 훌륭한 글들이 모두 불에 타 전소(全燒)되어 남아있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고 하였다(동고 이수록 선생 神道碑文 에서). 이처럼 예전에 살아가신 분들의 좋은 글들은 불이 나서 타 없어진 경우가 있어서 아쉬움이 크지만, 지금은 온갖 곳에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되어 남을 수도 있으니 유익한 글들은 부디 써서 기록할 필요가 더욱 있다고 하겠다.
세계 음악사에 빛나는 명곡 ‘마태수난곡’을 써놓은 바흐(J S Bach)가 그 곡이 이백년이 지난 뒤에야 멘델스존(Mendelssohn)에 의해 발굴되어 세상에 큰 빛을 던지게 될 줄을 생각이나 했었겠는가!
2020.11.16.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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