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늙어서는 자유로워야

jookwanlee 2020. 5. 24. 13:00
늙어서는 자유로워야 하나니 / 老大宜自放

이성으로 가는 서형 민철 을 전송하다〔送庶兄 敏哲 之利城〕
서하집 제2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서하 이민서 선조 작품, 강화 유수를 지낼 때이다.

폭풍이 천지에 진동하니 / 驚飆動天地
북풍한설이 강가의 관문에 가득해라 / 朔雪滿河關
바로 이때 그대 멀리 떠나니 / 此時君遠行
행차가 어쩌면 이리도 괴롭고 힘들까요 / 行色何苦艱
외로운 성은 작기가 말통만 한데 / 孤城小如斗
아득히 청해의 물굽이에 있어라 / 邈在靑海灣
공명을 누리는 게 얼마나 될까 / 功名知幾何
마주 보니 둘 다 수염 세었네요 / 相視鬢俱斑
형제간에 각각 떨어져 / 伯叔各天涯
명절에도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없더니 / 時節阻歡顔
지금 그대 또 먼 변방으로 가심에 / 今君又遠塞
떠나면 언제 돌아오시려나 / 去去何時還
나 또한 괴롭게도 병이 많아 / 我且苦多病
어지러운 나그네 시름 덜어내지 못하네요 / 羈愁紛不刪
유수의 직책 즐겁지 않아 / 居留非所樂
밤낮으로 청산을 그리나니 / 日夕思靑山
몇 이랑의 밭 구하기만 한다면 / 會求數頃田
자취 거둬 벼슬 그만두려 하지요 / 斂迹辭朝班
늙어서는 자유로워야 하나니 / 老大宜自放
영예와 작록은 오래 잡아 두기 힘들지요 / 榮祿難久攀
바라건대 그대 어서 돌아와 / 願君早歸來
손잡고 한가로움 즐기십시다 / 相携樂餘閑

[주-D001] 이성(利城)으로 …… 전송하다 : 이성은 함경도 이원(利原)의 옛 이름이다. 서형(庶兄)은 이민철(李敏哲, 1631~1715)로, 본관은 전주, 영의정 이경여(李敬輿)의 서자이다. 《승정원일기》 숙종 9년 8월 16일 기사에, 그가 이성 현감(縣監)에 제수된 일이 보인다. 《승정원일기 숙종 9년 8월 16일》. 이민철은 물시계 선기옥형제작 등 조선 중후기 대표적인 과학자임.
[주-D002] 강화 유수를 지낼 때이다 : 이민서는 1683년(숙종 9년) 6월 26일 강화 유수에 제수되었다. 《승정원일기 숙종9 6월 26일》
[주-D003] 청해(靑海) : 함경북도 북청(北靑)의 옛 이름이다.
[주-D004] 형제간에 각각 떨어져 : 이민서의 형인 이민장(李敏章) 역시 1683년 4월 13일에 청송 부사(靑松府使)에 부임하였다. 《승정원일기 숙종 9년 4월 13일》

서하집 제2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서하 이민서 선조 작품

ⓒ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ㆍ한국고전문화연구원 | 황교은 유영봉 장성덕 (공역) | 2018

送庶兄 敏哲 之利城 守江都時
驚飆動天地。朔雪滿河關。此時君遠行。行色何苦艱。孤城小如斗。邈在靑海灣。功名知幾何。相視鬢俱斑。伯叔各天涯。時節阻歡顏。今君又遠塞。去去何時還。我且苦多病。羈愁紛不刪。居留非所樂。日夕思靑山。會求數頃田。斂迹辭朝班。老大宜自放。榮祿難久攀。願君早歸來。相携樂餘閑。

서하집 제2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서하 이민서 선조 작품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