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오셔서 여기 이름에 (神之來思)
신임사화를 당하여 충민공 이건명 선생이 殉國하실 때에는 참소(讒訴)하는 逆臣들의 말들이 교묘하여 眞僞를 가리기 어려웠으나, 하늘의 섭리는 事必歸正이요, 거짓됨은 세월 속에서 결국 드러나지 아니함이 없다.
이에 정조대왕은 그 깊은 감동으로 충민공 이건명 선생을 추모하는 詩들을 남기었다.
충민공(忠愍公) 이건명(李健命) 치제문
자신의 몸을 죽여 순국함을 / 殺身殉國
군자가 인이라고 하는데 / 君子曰仁
백대에 걸쳐 한 사람이 있으니 / 百世一有
경이 실로 그 사람일세 / 卿實其人
서사의 명을 지니고 떠났는데 / 西槎銜命
북문에 화가 일어나니 / 北門煽禍
음양이 서로 편을 나누어 / 陰陽以類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네 / 玄黃于野
참소하는 사람의 말이 교묘하고 / 讒夫舌簧
진흙을 뒤집어쓴 무리가 설치니 / 負塗躑躅
한 손으로 사직을 부지했음은 / 隻手扶社
곧 누구의 공이던가 / 繄誰之力
천지의 경상(經常)이 / 天經地彝
경의 덕분에 인멸하지 않았으니 / 賴以不湮
태세 알봉이 / 太歲閼逢
마치 어제인 듯하네 / 如隔玆晨
경의 정령이 위로 올라가 / 精爽上升
운향에서 좌우로 행하니 / 左右雲鄕
신이 오셔서 여기 이름에 / 神之來思
술이 향기롭도다 / 有酒馨香
[주D-001]서사(西槎)의 …… 벌어졌네 : 1721년(경종1)에 이건명(李健命)이 노론 4대신의 한 사람으로서 세제(世弟)의 책봉을 주청 한 후 책봉 주청사(冊封奏請使)로 청 나라에 간 동안 국내에서 신임사화(辛壬士禍)가 일어나 소론에 의해 노론이 제거되는 치열한 정쟁(政爭)이 있었음을 두고 말한다.
[주D-002]알봉(閼逢) : 고갑자(古甲子)의 갑년(甲年)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영조(英祖) 즉위년인 갑진년을 뜻한다.
충민공(忠愍公) 이건명(李健命)의 묘소에 치제한 글
경이 사충 가운데 / 卿於四忠
그 죽음이 더욱 원통했으니 / 其死愈寃
내가 유집을 읽어 보고 / 予讀遺集
분명하여 말할 필요가 없었네 / 判欲無言
생각건대 저 교원에 / 惟彼交原
아직도 벽혈(碧血)이 묻혀 있으니 / 尙有碧瘞
선왕의 일을 생각하면서 / 先王之思
글썽이며 눈물을 떨구네 / 泫然我涕
이 고을에 행차를 멈추고 / 駐蹕玆鄕
묘소 둘레의 나무를 바라보네 / 矧望松檟
무엇으로 심회(心懷)를 풀 것인가 / 何以瀉懷
향기로운 술이 있다네 / 有馨斯斝
[주D-001]사충(四忠) : 경종(景宗)의 허약함을 이유로 왕세제였던 영조(英祖)의 대리청정을 추진하다가 소론의 공격으로 역적으로 몰려 화를 당한 노론의 4대신인 김창집(金昌集), 이건명(李健命), 이이명(李頤命), 조태채(趙泰采)를 말한다.
[정조대왕의 홍재전서 21권에서]
인간의 謀事로는 영원히 하늘을 가릴 수 없으니, 어찌 하늘을 공경하고 두려워하지 아니 하리요.
俗世의 부질없는 평가와 판단은 뒤로하고, 하늘의 道에 뜻을 두어 인격을 개발하고 진리와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인생이 승리하는 인생이다.
이 길을 감에 닥치는 一萬 가지의 어려움 속에 스스로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요 값진 인생이다.
이는 君子의 道이기도 하지만, 예수그리스도의 道이기도하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에게 永生福樂의 祝福을 허락하시는 것이 그리스도의 道이다.
2018. 9.17.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