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을 살펴라
우리 선조님들은 천재지변(天災地變), 재난(災難)이나 국가적인 난국(亂局)을 당하면 이를 하늘의 뜻을 살피고 스스로 경계하고 반성하는 중요한 계기로 삼았다.
아래의 병산 이관명(李觀命) 선생이 능(陵)의 화재로 인하여 정승(政丞)의 직임을 사임하는 상소문에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조 1년(1725년) 10월 24일, 장릉(長陵)의 화재(火災)로 인하여 우의정 이관명(李觀命)이 상소하여 사직을 청하였는데, 대략 말하기를,
“예전의 말에 이르기를, 사람이 낸 불은 ‘화(火)’라 하고, 하늘에서 나게 한 불은 ‘재(災)’라고 하였으니, 이번의 이 불이 만약 사람에게서 나왔다면 어찌 성명(聖明)의 세상에 인심(人心)의 흉패(凶悖)함이 이와 같이 심할 수가 있겠습니까? 만약 하늘에서 나게 하였다면 전하께서 하늘에 대한 정성으로 보더라도 하늘이 지중(至重)·지엄(至嚴)한 곳에다 경계(警戒)를 보임이 어찌 이 지경까지 이르겠습니까?
전하께서 조심하시고 반성(反省)하시는 일을 조금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어진 이를 진용(進用)시키고 불초(不肖)한 사람을 물리치는 것이 곧 재앙을 멈추게 하는 급무(急務)입니다. 바라건대, 신과 같이 용렬하고 비루한 자를 물리치시고 어진 덕망(德望)이 있는 자를 정승으로 고쳐 뽑으소서.” 하니, 임금이 비답을 내려 돈유(敦諭)하였다.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
생각건대, 오늘을 사는 우리들도 평소에 늘 경계하고 반성하고 수양(修養)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선한 본성과 아울러 악한 성품도 같이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천재지변(天災地變), 재난(災難)이나 어려운 난국(亂局)을 당할 경우에는 더욱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나아가 이런 천재지변, 재난이나 어려운 난국을 초래한 하늘의 뜻을 잘 헤아리고 반성하여 반드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아가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국내정치의 혼란과 국가정체성(國家正體性)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바라보며, 위정자(爲政者)들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들 모두가 보다 성숙한 자세로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가져야할 것이며 나아가 반성한 바를 반드시 실천하는 행동하는 국민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남이 다 알아서 해주겠지 하며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들에게 지배당하기를 자청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바는 얼마 전 부당하게 구속되었던 손현보 목사의 석방을 위해 미국의 목사들이 일만 명이 넘게 서명하고 미국정부를 움직여 손 목사를 석방시킨 것을 보고 우리나라 목사들은 크게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미국의 목사들은 남의 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도 이렇게 투쟁하는 데 우리나라 목회자와 신도들은 참으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일찍이 백강 이경여 선생이 말씀하기를 “하늘은 이치(理致)이니, 한 생각이 싹틀 때 이치에 합하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어기는 것이고, 하나의 일을 행할 때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소홀히 여기는 것입니다. ··· 정성(精誠)으로 하늘을 섬기면 천명(天命)이 계속 아름답게 내려지지만 하늘을 어기고 이치를 거스르면 그 천명이 영원히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마음은 인자(仁慈)하여 차마 갑자기 끊어버리지 못하니, 반드시 재이(災異)를 내려 견책(譴責)한 뒤 그래도 깨닫지 못하여 끝내 고치지 않은 다음에야 크게 벌을 내리는 것입니다. ··· 하늘이 멸망시키거나 사랑하여 돕는 것은 공경과 불경(不敬), 정성과 불성(不誠)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천명은 일정함이 없으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1631년(인조 9년) 10월 3일 백강 이경여 선생, ‘상차문(上箚文)’>”라고 하였다.
2026. 2.16.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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