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소박한 인품

jookwanlee 2024. 9. 6. 00:57

소박(素朴)한 인품

 

소박한 것은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있는 그대로 수수한 것이니 나 자신으로 인한 왜곡현상을 일으키지 않아 그 설득력과 추동력이 강해진다. 그러므로 소박한 것은 건강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경영은 처음부터 크고 세련되게 시작하지 않는다. 바벨탑을 무너뜨리신 후 하나님의 경영은 작고 소박하게 시작되었으니, 믿음의 조상인 한 사람 아브라함을 부르는 데서 시작되었다.

 

소박한 것은 진실한 하나님의 성품이니 소박함을 추구하면 본질에 충실하게 되므로 싫증이 나지 않고 오래가게 마련이다. 세상만사에서 본질을 추구하고 이에 충실하면 자연히 소박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변함없는 생명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참으로 위대한 것은 꾸밈이 없이 소박함을 그 특징을 지니게 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의 대표적 문인화가로 꼽히는 능호관 이인상 선생의 작품들이 그토록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그가 비록 높은 기예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고 인간의 고결한 본성을 기르는 소박함과 담박(淡泊)함을 드러내는 데에 중점을 두었던 데 크게 기인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의 작품들에 들어나는 이런 그의 인품은 그의 좌우명과도 같은 모루명(茅樓銘)에도 잘 드러나 있다.

 

작은 누정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이 자신의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마음의 평안과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짓과 꾸밈이 없는 소박한 인품을 사랑하여야 한다. 소박한 인품은 자신의 내적인 행복을 가져옴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

 

2024. 9. 6.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