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것에서도 죄를 짓지 말아야
어두운 곳에서도 죄를 짓지 말아야
“간에 병이 들면 눈은 보지 못하고 콩팥에 병이 들면 귀가 들을 수 없거니와, 병은 사람이 보지 못하는 곳에 생기지만 반드시 남들이 같이 보는 곳에 나타난다. 그럼으로, 군자는 밝은 곳에서 죄를 얻지 않으려거든 먼저 어두운 곳에서도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채근담(菜根譚)].
오행(五行)에 보면 폐, 간, 염통, 지라, 콩팥의 오장은 코, 눈, 입, 혀, 귀의 오감(五感)과 관계되어 있다고 한다. 그럼으로, 볼 수 있는 오감기관(五感器官)에 병드는 것은 볼 수 없는 오장(五臟)에서부터 병들었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평소에 신독(愼獨)을 유념하고 살아야 하고 아무리 몰래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비쳐 나오게 되며 당대에 지은 죄는 후대에도 나타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옛말에 ‘착함을 쌓은 집안에 경사가 남아돈다(積善之家必有餘慶)’고 하였다.
그러나 사도 바울의 고백(로마서 7장 21-25절)과 같이 모든 인간은 그 원죄로 인하여 선함과 악함(罪性)을 동시에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갈고 닦는 공부를 하지 아니하고는 죄를 짓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으로 우리는 마음을 수양하는 공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동서고금의 불멸의 성현(聖賢)들의 가르침을 항상 가까이하며 마음판에 새기며 실천하고 사는 노력을 끝까지 이어나가야 한다. “복 있는 사람은 ···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시편 1편2-3절).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긴 세월을 이겨내고 여전히 생생한 생명력을 지니고 살아 숨 쉬는 많은 성현들의 말씀들을 접할 수가 있으니,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러하고, 석가모니의 말씀의 그러하고, 공자·맹자·노자의 말씀이 그러하고, 소크라테스의 말씀이 그러하며, 우리민족의 역사에서는 세종대왕의 말씀이 그러하다.
생각건대 이들 말씀들을 모두 배우고 탐구하지 아니하고는 우리 인격이 어떤 죄도 짓지 않을 만큼 완숙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감히 말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우리가 어두운 곳에서도 죄를 짓지 않으려면 율곡 이이 선생의 말씀처럼 성인(聖人)의 경지를 바라보고 정진하여 나아가기를 죽고 나서야 그만둘 일인 것이다.
2024. 6. 7. 素澹
* 주(註) : 사도바울의 고백 ~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로마서 7장 21-2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