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을 따라 행동하며 살다!
천명을 따라 행동하며 살다!
작은 누정(樓亭)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俗)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澹澹)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 능호관 이인상 선생이 그의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
위는 조선의 대표적인 문인화가(文人畵家) 능호관(원령) 이인상 선생의 마음과 인품을 담은 글로 그의 사람됨과 인생관을 잘 엿볼 수 있는데, 나아가 왜 그가 오늘날 최고의 문인화가로 평가되는지도 엿볼 수 있다.
선생은 조선 최고 명문가로 꼽히는 백강 이경여 선생의 현손이나 증조부가 서출자손이란 한계가 있었고, 불의한 상사(관찰사)와 다투고 나서는 벼슬길을 멀리하고 가난 속에서도 오직 학문과 예술에 전념하여 지고지순(至高至純)의 선비정신을 표출한 그림과 서예[원령필체(元靈筆體)] 와 시 등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다. 일찍이 추사 김정희 선생은 그를 한수 위로 올려보고 이백년 내에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하였는데, 오늘날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교수는 이인상 선생을 우리나라를 넘어 동아시아에서도 그를 따를 자가 없는 문인화가로 평가한다.
그러한 이인상 선생의 위의 ‘모루명’(茅樓銘)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여기에 되새긴다.
특히 오늘날 우리들은 지식과 정보는 많으나 지조(志操)와 실천과 행동이 크게 미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것인데, 선생이 바른 도(道)를 찾아 실천하며 주어진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는데 인생을 걸고 주목하며 살아갔던 점이 크게 돋보이며, 이런 그의 인생관과 삶은 이 시대에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연고로 그는 후대에 살아나서 오늘도 살아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니, 반드시 지금의 모든 국민들 특별히 위정자들은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 먼저 양심을 돌아보라. 양심이 평안해야 참으로 행복할 수 있다. 양심을 거역하면 영혼이 파탄 나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삶을 살다가 비참하게 죽는다. 이완용이 될 것인가 이인상이 될 것인가? 그래도 이완용이 되겠다면 빨리 죽어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24. 4.13.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