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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한 생각을 경계하고 욕심을 막으라[징분실욕(懲忿實慾)]

jookwanlee 2024. 3. 30. 01:36

분한 생각을 경계하고 욕심을 막으라[징분실욕(懲忿實慾)]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을 이기고자 거친 말, 악담을 마구 퍼붓는다. 진실로 이기려는 사람은 많은 말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나니, 참는 마음은 분한 마음을 이길 수 있고 선행은 악행을 이길 수 있으리라. 분한 마음을 안고 있는 사람이여, 그대 속에 고통과 괴로움이 함께하며 불길 같은 마음에 사로잡힌 사람이여, 그 마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끝내 스스로 깨달을 수 없으리”[(법집요송경(法集要頌經)]. 인간의 감정 중에 제일 절제하기 어려운 감정이 분함을 참는 것이다. 고로 백강 이경여 선생은 후손들에게 이르기를 “분한 생각을 경계하고 욕심을 막고 모든 잡념을 깨끗이 몰아내어 마음을 맑게 하라.<징분실욕(懲忿實慾) 일마곽청(一摩廓淸)>”고 하였다 (백강 이경여 선생 ‘家訓’에서).

 

분노(憤怒)는 우리를 어리석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인간은 상처를 받고 분노하면 분별력을 잃고 짐승처럼 행동할 수가 있다. “내 마음이 괴롭고 아플 때 내가 어리석고 무식하여 주 앞에 짐승같이 되었습니다”(시편 73편 21,22절). 분노가 폭발하면 차분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 조차 어렵게 만들며 자기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나아가 자신의 수명조차도 단축시킨다. “네가 분이 못 이겨 네 옷을 찢는다고 해서 이것이 땅을 흔들어 바위를 그 자리에서 옮기겠느냐?”(욥기 18장 4절) “분노는 미련한 자를 죽이니...”(욥기 5장 2절).

 

사실 분노 하는 것은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때를 잃고 명분을 잃어 중용의 원칙에서 벗어날 경우에 문제가 된다. ‘중용(中庸)’에서는 중화(中和)를 강조하며 말하기를 “희로애락의 감정이 가슴 속에서 표출 되지 않았을 때를 중(中)의 상태라고 한다(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그것이 밖으로 적절히 표출되어 원칙에 맞을 때를 화(和)의 상태라고 한다(發而皆中節 謂之和). 중화(中和)는 천하를 다스리는 대본(大本)이며 천하를 통치하는 달도(達道)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소에는 스스로 중화의 도(道)를 몸에 익히고 잊지 말아 분노하지 말아야 할 것이지만, 다만 불가피한 경우에 적절한 분노는 오히려 조직을 긴장시키고 자신과 주위를 생존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성내기를 더디 하라. “화를 내더라도, 죄를 짓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십시오. 해가 지도록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 악마에게 틈을 주지 마십시오.”(에베소서 4장 26,27절).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성경의 말씀은 기본적으로 급하게 화를 내고 분노하지 말라는 취지이다. “급하게 화내지 말라. 분노는 어리석은 사람의 품에 머무는 것이다”(전도서 7장 9절). “사랑은 쉽게 화를 내지 아니 한다”(고린도전서 13장 5절).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조차도 하나님의 성전(聖殿)에서 상행위를 하여 성전을 더럽히는 자들에게 급하고 격하게 화를 내신 적이 있으며, 위선자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욕을 하신 적도 있다. 우리들도 오히려 깊은 관심의 표시나 최선의 해결책 등으로 급하게 화를 낼 수도 있다. 화를 내는 것 그 자체는 죄가 아니다. 다만 분노가 우리를 파괴적인 행동으로 몰아갈 때에 죄가 되는 것이다. “화가 나면, 이로 인하여 죄악으로 빠지지 말도록 하라”(에베소서 4장 26절).

 

이렇게 화가 나더라도 스스로 절제하며 이로 인하여 죄악에 빠지지 않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 성경이 제시하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친구로 삼아 가까이하여 그의 인격과 성품 즉 사랑, 자비, 겸손, 온유, 절제, 양선(良善), 오래 참음, 등의 인품을 배워가라는 것으로 집약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모두에게 덕(德)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를 내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인격과 성품을 본받아서 살아갈 때 우리도 아무에게도 덕(德)이 되지 않는 파괴적인 분노는 절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분노를 참는 것이 사람의 슬기이며 남의 허물을 덮어 주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다”(잠언 19장 11절). 남을 이기는 것보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위대한 인물이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 1장 19절).

 

2024. 3.29.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