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나태함을 극복해야

jookwanlee 2024. 1. 18. 17:33

나태함을 극복해야

 

우리들은 성인(聖人)에는 이르지 못한 인격으로 조그만 안락이라도 누리게 되면 쉽게 안일함에 빠지고 삶의 좌표를 향한 정진의 발걸음이 무디어지며 안일함과 나태함의 나락으로 빠져들기가 쉽다.

 

성경에 기록된 감명스런 대목들 중 하나는 갈렙(Caleb)이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목표를 향하여 기도하기를 "저 산지(山地)를 내게 주소서"하고 기도하며 나아갔으며, 끝내 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성공적으로 들어감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삶의 소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위대한 삶을 살아갔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서하 이민서(李敏叙) 선생은 현종 4년(1663년) 1월 7일에 임금의 나태함을 경계하는 말씀을 상차(上箚)한 바가 있으니,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이 된다.

 

현종 4년 1월 7일, 교리 이민서(李敏叙) 등이 임금에게 상차하기를,

 

“해가 바뀌어 봄이 되면서 만물이 새롭게 변하고 있는데, 성명(聖明)께서 즉위하시어 다스리기 시작하신 것도 지금 마침 대국(大國) 5년1)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진 목공(秦穆公)은 허물을 뉘우치면서 스스로 맹세하여 말하기를 ‘내가 마음속으로 걱정하는 것은 세월이 자꾸만 흘러가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하였고, 한(漢)나라 소열 황제(昭烈皇帝)2) 는 일찍이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를 ‘세월은 유수처럼 흐르는데 공업(功業)을 세우지 못했으므로 슬퍼할 뿐이다.’ 하였습니다. 예로부터 호걸스러운 임금들은 시간이 부족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각고면려하여 분발하였는데, 마음속으로 늘 이처럼 급하게 여겼기 때문에 일을 행함에 있어 용맹스럽게 하고 과단성 있게 결행하였던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어떤 임금들보다 훨씬 총명하고 인자로우시어 즉위 이래로 큰 잘못이 없으셨습니다. 그런데도 뭇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답답하게 여기고 온갖 일이 무너진 채 거행되지 않는 것은 실로 성상의 기질에 나태하고 방종에 흐르기 쉬운 병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멋대로 즐기고 안일을 탐한 임금들을 보면, 그 원인이 모두 주색이나 토목 공사가 아니면 사냥에 기인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전하께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신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자강(自强)하지 못하시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명(明)나라 신종 황제(神宗皇帝)는 40년 동안 시조(視朝, 조정에 나아가 정사를 봄)하지 않다가 끝내는 천하에 난리가 일어나게 하였고 급기야는 멸망의 길에 이르게 하였는데, 이는 또한 근래의 일 가운데 경계로 삼아야 할 일이라고 할 것입니다. 지금 전하께서는 신료를 접하시는 때가 드물어 아랫사람들의 마음이 통하지 않고, 오래도록 경연을 폐지하시어 성학(聖學)이 날로 퇴보하고 있으며, 호령하고 거행해야 할 일들을 걸핏하면 시일만 지체시키는 까닭에 나라의 형세가 시들고 느슨해져 수습할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전하께서 어떻게 차마 이런 상황에서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 신들이 이렇듯 옛것을 버리고 새로움을 펼쳐야 할 날을 당하여 어리석은 말씀이나마 진달 드리는 바이니, 원하옵건대 성명께서는 유념해 주소서.”하니, 상이 아름답게 여겨 받아들였다.

 

<출처 :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 영인본 36책 355면>

[주(註) 1]대국(大國) 5년 : 《맹자(孟子)》 이루(離婁) 상(上)에 “만약 문왕(文王)을 본받으면, 대국은 5년, 소국(小國)은 7년 정도에 반드시 천하에 정사를 펼치게 될 것이다.” 하였음. 여기서는 현종의 즉위년까지 합하여 5년째를 맞이한다는 의미로 쓰였음.

[주(註) 2]소열 황제(昭烈皇帝) : 유비(劉備).

 

지금 우리 대통령이 가장 나태한 것은 첫째, 대다수의 국민이 염원하는 부정선거 척결을 침묵으로 외면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정신문화개혁이 절실히 요청되는 데 이에 두 손을 놓고 있는 것이고, 셋째는 널리 알아보고 깊게 연구하고 생각해 보지도 않고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5.18을 헌법전문에 넣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모두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너무나도 중차대한 것이니 적어도 대통령과 참모들은 대오각성(大悟覺醒)하여야 한다.

 

2024. 1.19.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