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을 하고 지내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내는가
“무릇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의 사람됨도 그러하니”(잠언 23장 7절).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내는지가 그의 사람됨을 결정짓게 된다. 사람은 그가 평소에 그리고 생각하는 모습으로 점차로 변화되어 간다는 말도 있다. 사람의 생각은 그의 감정이 되고 그의 감정은 그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의 행동은 그의 습관으로 되고 그의 습관은 그의 인격과 그의 사람됨을 결정짓게 되는데, 혹자는 이것을 그의 운명이라고도 말한다.
이와 관련 존 매케인(John McCain)은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다만 인격을 믿을 뿐이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태어날 때부터 어떻게 되기로 정해진 사람은 없으며, 대신 ‘운명적’이라고 할 만한 것은 “인격의 성숙”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격의 성숙을 이루는 정도에 따라 그 사람의 행(幸)과 불행이 갈려진다는 말인데, 인격의 성숙은 바로 마음의 수양(修養)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마음의 수양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잠언 4장 23절에서는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하였고 아울러 잠언 4장 4절에서는 무엇으로 마음을 지킬 것인가에 대하여 “하나님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라고 하였다.
그런즉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품는 마음을 가꾸고 수양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기독교는 위의 잠언의 말씀대로 이 ‘마음의 수양’을 최고의 덕목으로 보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으라는 것이 된다. 기독교의 가르침의 핵심은 신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 성품과 인격을 닮으라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이니 이렇게 함으로써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한편 ‘마음의 수양’에 대해 백강 이경여 선생은 신독(愼獨) 혹은 근독(謹獨) 즉 ‘홀로 있을 때라도 마음가짐과 행동이 도리(道理)에 어그러짐이 없다’는 것을 가장 소중한 덕목으로 보아 말하기를 「인(仁)을 숙련하는 공부가 어찌 일조일석에 되는 것이겠습니까.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천덕(天德)·왕도(王道)는 그 요체가 홀로 있을 때에 삼가는데 있을 뿐이다’고 하였습니다(程子以爲: “天德 王道, 其要只在槿獨”). 홀로 있을 때를 삼가지 않아서 유암(幽暗)하고 은미(隱微)한 데에 문득 간단(間斷)되는 곳이 있다면 어떻게 날로 고명(高明)한데에 오르겠습니까<효종4년 1653년 7월 2일 백강 이경여 상공 ‘상차문(上箚文)’에서>」하였다.
목수가 재목을 곧게 다듬고, 궁사(弓師)가 화살을 바르게 펴며, 농부가 물고랑을 팔 때 곧게 내서 물을 순조롭게 흐르도록 하듯이, 현명한 사람은 신독하고 마음을 수양함으로 세상의 탐욕과 거짓과 어리석음 같은 악들을 극복하며 언제나 마음이 올바르고 진실하게 작동하도록 한다. 이런 현명한 사람은 또한 큰 바위가 흔들리지 않듯이 뭇사람들의 비방과 칭찬에 그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항상 그 마음의 중심이 진리의 말씀 안에 반듯하게 놓여 있다.
우리가 이런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독서는 역사상 불멸의 경전(經典)과 아울러 성현(聖賢)들의 해석들을 반드시 그 바탕에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서가 오히려 이단(異端)에 빠지게 하여 해악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이를 강조하듯이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제2장에서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 좋고 열매 많나니[根深之木、風亦不杌(근심지목, 풍역불올) 有灼其華、有蕡其實(유작기화, 유분기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내를 이뤄 바다에 가나니[源遠之水、旱亦不竭(원원지수, 한역불갈) 流斯爲川、于海必達(유사위천, 우해필달)]”라고 하였다.
2023. 8.27.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