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다면

jookwanlee 2023. 7. 4. 23:42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다면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여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겨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6장 24절).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을 선출하던 선거전이 한창일 때였다. 사람들은 엘 고어나 조지 부시 둘 중의 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힐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한 인물이 등장하였다. 공화당의 존 메케인(John McCain)이란 사람이었다. 그는 아리조나 주지사로 베트남전의 영웅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베트남전에서 비행사로 참전하였다가 포로가 되어 5년을 포로수용소에서 보냈다. 그의 아버지가 미국 해군의 태평양 사령관이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월맹 측이 다른 포로들과는 달리 조기 석방하여 주겠노라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 제안을 거절하였다. 다른 동료 포로들과 함께 석방되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거절한 것이다. 명예와 동료애를 존중하는 의연(毅然)한 태도라 하겠다.

 

그런 그가 발간한 자서전이 있다. 『아버지들의 신념(Faith of my fathers)』이란 제목의 책이다. 그 책 중에서 그는 말하기를 자기 아버지가 자기에게 일러주었던 교훈이 “자기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죽을 수 있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말에서 ‘자기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소위 가치관이라 부른다. 어느 한 사람의 값어치를 정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소유한 가치관과 행실이다. 자기가 품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살고 그것에 따라 죽을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공자는 참 진리를 알게 되면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였고,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가르침이 유일하고 영원한 생명의 길이라고 하며 말하기를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하나님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장 6절)”라고 하였다.

 

한편 ‘숫타니파타경’ 에서는 다음과 같이 혼탁한 세상 속일지라도 자신의 깨달음과 믿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하였다.

 

여사자성불경[如師子聲不驚]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여풍불계어망[如風不繫於網]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여연화불염진[如蓮花不染塵] 흙탕 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여서각독보행[如犀角獨步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는 외뿔 짐승인 코뿔소를 의미하는데, 오랜 세월 수행(修行)과 정진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걸 진리의 길을 찾은 연후에는, 그 길을 감에 누가 무어라고 해도 코뿔소처럼 꿋꿋이 홀로 행하며 어떤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며 나가야 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온갖 이단(異端)과 사악한 자들이 널려 있음을 경계하여 이른 말로 생각된다.

 

2023. 7. 5.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