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마음가짐에 대하여

jookwanlee 2022. 9. 6. 02:52

마음가짐에 대하여

 

1653년 효종4년 7월2일 백강 이경여(李敬與) 선생이 올린 상차문(上箚文)에 다음과 같이 언급함으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잘 드러냈다.

 

“대개 본심(本心)이 지켜지지 않으면 덥지 않아도 답답하고 춥지 않아도 떨리며 미워할 것이 없어도 노엽고 좋아할 것이 없어도 기쁜 법이니, 이 때문에 군자(君子)에게는 그 마음을 바로 하는 것보다 중대한 것이 없는 것입니다(君子莫大於正其心). 이 마음이 바로 잡히고 나면 덥더라도 답답하지 않고 춥더라도 떨리지 않으며 기뻐할 만해야 기뻐하고 노여울 만해야 노여우니, 주자(朱子)가 말하는 대근본(大根本)은 이것을 뜻합니다. 이를 함양하는 방도는 반드시 발동되기 전에 지키고 발동된 뒤에 살피며 잊지 말아서 보존해 마지 않아야합니다.”

아울러 맹자(孟子)는 마음가짐을 바르게 함과 관련하여 ‘외계(外界)의 사물이나 정세(情勢)의 변화에 조금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경지’인 “부동심(不動心)”을 말하면서 이를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德目)으로 보았다. 나아가 맹자는 부동심을 기르는 방편으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거론하였는데 이것은 도(道)와 의(義)가 있어야만 존재하며 우리의 마음에 꺼리는 것이 있으면 이 호연지기는 사라진다고 하였다.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방편으로 실제적으로 중요한 것은 신독(愼獨)인데, 신독(또는 謹獨)은 혼자 있을 때 몸가짐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는 대학(大學) 전육장(傳六粧)에 이르기를 “소위 그 뜻이 성실하다고 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속임이 없는 것이니... 고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는 것이다.” 라는 말과 “소인은 한가할 때 그 선(善)하지 못함이 이르지 못하는 데가 없으니... 고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는 것이다.”라고 한 것에서 나온 교훈이다.

 

이에 대해 정조대왕은 “마음을 살피고 보존하는 공부는 오직 ‘신독(愼獨)’이라는 두 글자에 달려 있다면서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 곳에서 절실히 반성하고 부지런히 힘써서 선단(善端, 착한단서)이 일어나는 것을 없애버리거나 악념(惡念)이 발동하는 것을 자라나게 하는 일이 없게 하여야한다.”라고 하였다.

 

아울러 백강 이경여 선생은 위의 상차문에서 말하기를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천덕(天德)·왕도(王道)는 그 요체가 홀로 있을 때에 삼가는데 있을 뿐이다”고 하였습니다.(程子以爲: ‘天德 王道, 其要只在槿獨’)“ 홀로 있을 때에 삼가지 않아서 유암(幽暗)하고 은미(隱微)한 데에 문득 간단(間斷)되는 곳이 있다면 어떻게 날로 고명(高明)한데에 오르겠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聖人의 극치(極致)라는 것도 결국은 이길 외에 따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생각건대 이러한 신독(愼獨)의 높은 의미는 바로 로마서 13장 13절의 “낮에 처한 것처럼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고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라”는 말씀과 또 마태복음 6장 6절에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라는 말씀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법구경(法句經)에서도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아 강조하기를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되어 마음이 주인이 되고 마음이 지배한다. 나쁜 생각을 마음에 품은 채 말하고 행동하면 재앙과 고통이 그가 지은 대로 쫓아온다. 수레가 삐걱이며 바퀴자국을 쫓아가듯이... <心僞法本 心尊心使 中心念惡 卽言卽行 罪苦自追 車轢于轍 (심위법본 심존심사 중심념악 즉언즉행 죄고자추 거력우철)>”라고 하였다.

 

2022. 9. 6.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