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보다 친밀한 친구
형제보다 친밀한 친구
쌓인 것이 두터우면 발현됨이 원대하고 [적후발원(積厚發遠)]
비축한 지 오래되면 멀리까지 흐른다네 [축구유영(蓄久流永)]
한포재 이건명 선생의 ‘좌상 이세백 치제문’에 나오는 글귀인데, 사람사이에 나누는 정(情)도 이와 같아 정을 두텁게 쌓고 오래 동안 비축하면 할수록 그 정은 더욱 깊어져서 세상 파고(波高)에도 흔들리지 않는 향기로 멀리 있는 사람들까지 감동시키곤 한다.
오늘날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과거 선조님들의 세상보다 각박하고 메마른 것은 죽마고우(竹馬故友)란 말이 대변하듯이 오늘날 우리들은 이웃 간에 정을 두텁게 쌓고 오래 동안 비축하지를 못하고 살아가는 데에도 크게 기인한다.
성 어거스틴(St. Augustine)은 말하기를 “친구란 무엇일까? 하나의 영혼이 두 몸에 사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죽마고우를 넘어 하나의 영혼이 두 몸에 사는 이런 참된 친구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들의 정을 사랑하는 이웃에 두텁게 쌓고 오래도록 비축하면서 살아보자.
우리가 사랑하는 이웃에게 우리의 정을 작정한 듯이 두텁게 오래도록 주지 않는다면 결국 공허하고 고독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많은 친구를 얻는 자는 해를 당하게 되거니와 어떤 친구는 형제보다 친밀하니라.” (잠언 18장 24절). 형제보다 친밀하게 사랑과 정을 나누는 친구를 얻는 자는 그 인생이 풍요롭고 행복해진다.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는 하나의 영혼이 두 몸에 사는 것처럼 깊은 사랑과 정을 나누는 이런 참된 친구의 사이가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2022. 6.14.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