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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天機)를 알자

jookwanlee 2022. 4. 14. 10:57

천기(天機)를 알자

 

“하나님을 경외(敬畏)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明哲)이니라” ~ 잠언 9장10절.

 

사람은 하나님을 경외(敬畏)하며 그의 가르침을 받아 도의(道義)의 길을 가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다만 이 도의(道義)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다양한 갈래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사람답게 살고자 한다면 단지 성경만을 읽는 것에 그쳐서는 이단(異端)에 빠질 위험이 크니 또한 불멸의 고전(古典)도 읽음으로서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여 도의(道義)의 길을 추구하는 데에 오류(誤謬)가 없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이치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으니, 병자호란 후 1643년 지천 최명길, 청음 김상헌, 백강 이경여 선생이 같이 청나라에 잡혀가 사형수 감옥인 남관(南館)에 갇혀 있을 때의 토론이다. 당시 먼저 지천이 청음과 함께 경(經)과 권(權)에 대하여 강론하였다.

 

청음이 시를 지어 말하기를,

성공과 실패는 천운에 달려있으니 / 成敗關天運

모름지기 의(義)로 돌아가야 한다 / 須看義與歸

아침과 저녁을 바꿀 수 있을 망정 / 雖然反夙暮

웃옷과 아래 옷을 거꾸로야 입을쏘냐 / 未可倒裳衣

권(權)은 혹 어진이도 그르칠 수 있으나 / 權或賢猶誤

경(經)만은 마땅히 여러 사람이 어길 수 없다 / 經應衆莫違

이치에 밝은 선비에게 말하노니 / 寄言明理士

급한 때라도 저울질을 삼가라 / 造次愼衡機

하니,

 

지천이 시를 지어 말하기를,

고요한 곳에서 뭇 움직임을 볼 수 있어야 / 靜處觀群動

진실로 원만한 귀결을 지을 수 있다 / 眞成爛熳歸

끓는 물도 얼음장도 다 같은 물이요 / 湯氷俱是水

털옷도 삼베옷도 옷 아닌 것 없느니 / 裘葛莫非衣

일이 어쩌다가 때를 따라 다를망정 / 事或隨時別

속맘이야 어찌 정도(正道)와 어긋나겠는가 / 心寧與道違

그대 이 이치를 깨닫는다면 / 君能悟斯理

말함도 침묵함도 각기 천기(天機)로세 / 語默各天機

하였다.

 

이에 백강이 시를 지어 두 사람에게 보내기를,

두 어른 경ㆍ권이 각기 나라를 위한 것인데 / 二老經權各爲公

하늘을 떠받드는 큰 절개요(청음) 한때를 건져낸 큰 공적일세(지천) / 擎天大節濟時功

이제야 원만히 함께 돌아간 곳 있으니 / 如今爛熳同歸地

모두가 남관(南館)의 백발 늙은이 일세 / 俱是南館白首翁

라고 하였다. < 출처:《지천유사》에서>

 

훗날 백강 선생은 이런 이치를 잘 보여주는 한편의 시를 다음과 같이 남겼다.

學貴多聞 且闕疑 升高致遠 有前期(학귀다문 차궐의 승고치원 유전기)

千塗萬轍 同歸一 要把人心 戒入危(천도만철 동귀일 요파인심 계입위)

학문은 많이 듣고 널리 물어 견문을 넓히고 의아(疑訝)한 것을 익히려는데 귀함이 있는 것이니, 배움이 높고 멀리 이르고자 하면 먼저 기약함이 있어야한다.

학문하는 길은 천 가지 길과 만 가지 수레바퀴가 있으나 그 궁극은 하나이니, 반드시 인심을 옳게 파악해서 위험한 길에 들지 않도록 경계해야한다.

 

성경은 하나님을 알고 그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 모든 학문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성경의 말씀은 물론 아울러 성현(聖賢)들의 올바른 해석도 읽고 기도하며 성령(聖靈)을 받아 하나님의 가르침을 영혼으로 받고 몸으로 실천함으로 천국(天國)에 들어감을 바라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천기(天機)를 알도록 노력하자.

 

2022. 4.14.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