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사람 속을 알 수 없으니
한길 사람 속을 알 수 없으니
열길 물의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말하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속을 정확히 집어내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 사람의 마음은 성장해가는 과정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리지는 것이니 더욱 그러하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공자는 말하기를 "무릇 사람의 마음은 험하기가 산천보다 더 하고 알기는 하늘보다 더 어려운 것이니라"고 하였다. 자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과 아침, 저녁의 구별이 있지만 사람은 꾸미는 얼굴과 깊은 속마음과 감정의 변화 때문에 알기가 더욱 어렵다고 하겠다.
또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부패하기가 쉬워 성경에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예레미야 17장9절)”고 말씀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백강 이경여 선생은 효종대왕에게 부패하기 쉬운 마음을 개발하여 참 자유인이 되어 만화(萬化)의 주재가 될 것을 다음과 같이 권면하였다.
“성학(聖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덕을 밝히려는 옛사람이 마음을 바루는 것을 근본으로 삼기는 하였으나, 본심의 착함은 그 체가 지극히 작은 반면 이욕(利欲)이 공격하는 것은 번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성색(聲色) 취미(臭味)와 완호(玩好) 복용(服用)과 토목(土木)을 화려하게 하고 화리(貨利)를 불리는 일이 잡다하게 앞에 나와 거기에 빠지는 것이 날로 심해집니다. 그 사이에 착한 꼬투리가 드러나 마음과 몸이 고요한 때는 대개 열흘 추운 중에 하루 볕 쬐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이 마음을 개발(開發)하지 않으면, 또한 어떻게 이 마음의 바른 것을 회복하고 이욕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 만화(萬化)의 주재가 되고 끝이 없는 사변(事變)에 대응하겠습니까.” (1653년 효종 4년 7월2일 재변극복을 위한 21개 상차문 중에서)
외모는 진실한 듯 하면서도 마음은 교활한 사람이 있고, 겉은 어른다운 듯 하면서도 속은 못된 사람이 있으며, 겉은 원만한 듯 하면서도 속은 강직한 사람이 있고, 겉은 건실한 듯 하면서도 속은 나태한 사람이 있으며, 겉은 너그러운 듯 하면서도 속은 조급한 사람이 있다. 최근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 부정논란과 관련하여 마이크 팬스 부통령의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 널리 회자 되면서 더욱 이점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다.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는 팬스 부통령이 정말로 이러하다면 더 할 말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공자는 말하기를 “군자(君子)는 사람을 쓸 때는, 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그 충성을 보고, 가까이 두고 써서 그 공경을 보며, 번거로운 일을 시켜 그 재능을 보고, 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지혜를 보며, 급한 약속을 하여 그 신용을 보고, 재물을 맡겨 그 어짐을 보며, 위급한 일을 알리어 그 절개를 보고, 술에 취하게 하여 그 절도를 보며, 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그 이성에 대한 자세를 보는 것이니, 이 9가지 결과를 종합해서 놓고 보면 사람을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를 모두 고려해서 생각건대, 우리는 남의 속을 들여다보려고 애쓰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올바르게 가지는 것에 제일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물론 상대방의 동태와 심리상태도 최선을 다해 파악하여 볼 것이나, 그보다는 하늘의 이치, 하나님의 말씀과 섭리를 알아보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으며 담담한 마음으로 살아가야만 이 험난하고 굴곡 많은 세상에서 마지막 순간에 웃으면서 떠나갈 수가 있으리라!
한 인생에 대한 평가는 죽은 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며, 참된 평가는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가 있는 것이다.
2021. 1.12.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