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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역인이이의(君子亦仁而已矣) 하필동(何必同)

jookwanlee 2020. 2. 17. 21:27

군자역인이이의(君子亦仁而已矣) 하필동(何必同)

 

맹자(孟子)군자는 또한 인()할 따름이다. 굳이 같아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君子亦仁而已矣何必同)”라고 하였다.

 

이 말은 맹자(孟子)》 〈고자 하(告子下)에 나오는 말로, “낮은 지위에 거하여 어짊으로써 어질지 못한 이를 섬기지 않은 이는 백이였고, 다섯 번 탕왕을 찾아가고 다섯 번 걸왕을 찾아간 이는 이윤이었고, 더러운 군주를 싫어하지 않으며 작은 관직을 사양하지 않은 이는 유하혜였다. 이 세 분은 길은 같지 않으나 나아감은 똑같았으니, 똑같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다. 군자는 또한 인할 뿐이니 어찌 굳이 같을 것이 있겠는가? [居下位, 不以賢事不肖者, 伯夷也; 五就湯五就桀者, 伊尹也; 不惡君不辭小官者, 柳下惠也. 三子者不同道, 其趨一也, 一者何也? 曰仁也. 君子亦仁而已矣, 何必同?]”라고 하였다.

 

 

대개 백이(伯夷)가 청백(淸白)한 것과 이윤(伊尹)이 천하에 책임을 느낀 것과 유하혜(柳下惠)가 세상과 화합한 것은 비록 가는 길은 같지 않았으나 그 마음이 인()에 합치된 것은 일찍이 다르지 않았다. 그러므로 혹은 떠나고 혹은 떠나지 않으나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는 데에 귀결될 뿐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를 이르는 것이다.

 

 

* [] 백이(伯夷)가 청백(淸白)한 것 : 맹자》 〈만장 하(萬章下)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온다. “백이는 눈으로는 나쁜 빛을 보지 않으며, 귀로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않고, 섬길 만한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으며, 그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아 세상이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혼란하면 물러가서 나쁜 정사가 나오는 곳과 나쁜 백성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차마 거처하지 못하였으며 향인들과 거처함을 생각하기를 마치 조복(朝服)을 입고 조관(朝官)을 쓰고서 도탄에 앉은 듯이 여기더니 주()의 때를 당하여 북해의 가에 거처하면서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도를 들은 자들은 완악한 지아비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지아비가 입지를 갖게 된다.[伯夷目不視惡色, 耳不聽惡聲, 非其君不事, 非其民不使, 治則進, 亂則退, 橫政之所出, 橫民之所止, 不忍居也. 思與鄕人處, 如以朝衣朝冠坐於塗炭也. 當紂之時, 居北海之濱, 以待天下之清也. 故聞伯夷之風者, 頑夫廉, 懦夫有立志.]”

* [] 이윤(伊尹)…… : 맹자》 〈만장 하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온다. “이윤은 말하기를, ‘누구를 섬긴들 군주가 아니며 누구를 부린들 백성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여 세상이 다스려져도 나아가며 혼란해도 나아갔다. 말하기를, ‘하늘이 이 백성을 낸 것은 먼저 안 사람으로 하여금 뒤늦게 아는 사람을 깨우쳐주며, 먼저 깨달은 사람으로 하여금 뒤늦게 깨닫는 자를 깨우치게 하신 것이다. 나는 하늘이 내신 백성 중의 먼저 깨우친 자이니 내 장차 이 도로써 이 백성을 깨우치겠다.’라고 하면서 천하의 백성 중에 필부필부라도 요순의 혜택을 입는 데 참여하지 못한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를 도랑 가운데로 밀어 넣은 것처럼 여겼으니, 이는 천하의 중함으로써 자임한 것이다.[伊尹曰: “何事非君, 何使非民?” 治亦進, 亂亦進. 天之生斯民也, 使先知覺後知, 使先覺覺後覺. , 天民之先覺者也, 予將以此道覺此民也”, 思天下之民匹夫匹婦有不與被堯舜之澤者, 若己推而內之溝中, 其自任以天下之重也.]”

* [] 유하혜(柳下惠)…… : 맹자》 〈만장 하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온다. “유하혜는 더러운 군주를 섬김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으며, 나아가면 어짊을 숨기지 아니하여 반드시 그 도리대로 하며, 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곤궁을 당해도 걱정하지 않으며, 향인들과 더불어 처하되 유유하게 차마 떠나지 못하며 말하기를,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 비록 내 옆에서 옷을 걷고 벗는다한들 네 어찌 나를 더럽히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유하혜의 풍도를 들은 자들은 비루한 지아비는 너그러워지고 인심이 박한 지아비는 후해진다.[柳下惠不羞汚君, 不辭小官, 進不隱賢, 必以其道, 遺佚而不怨, 阨窮而不憫, 與鄕人處, 由由然不忍去也, 爾爲爾, 我爲我, 雖袒裼裸裎於我側, 爾焉能浼我哉? 故聞柳下惠之風者, 鄙夫寬, 薄夫敦.]”

[] 혹은 …… 뿐이다 : 맹자》 〈만장 상(萬章上)에 나오는 말로, 성인(聖人)의 행적을 이야기하며 나온 말이다.

 

~ 강한 황경원 선생, 강한집 명배신전5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