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만추

jookwanlee 2019. 6. 24. 06:32

오늘 우리나라가 격고 있는 이 불안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어디로 가야할지를 생각한 적이 있는 시를 찾아보고 다시 되새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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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의 어린이 대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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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높고 새파란 가을하늘, 꽤나 넓은 자연의 풍광 속으로

천진난만한 유아원 아이들이 무리지어 선생님 따라 서로 손잡고 오간다.

정겹게 물들은 만추의 낙엽이 뒹구는 사이사이로 재잘거리며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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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울리는 어릴 적 동요의 가락들은, 먼 옛적 생각들을 떠올린다.

부모님이 애틋한 정성으로 마련해주신 소풍가방을 매고,

선생님, 동무들과 봄, 가을로 소풍을 가던 생각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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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때 밤낮으로 애쓰시던 모습 들,

꿈에라도 차마 잊으리오. 부모님의 그 깊고 깊은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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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무력(無力)하여 하나님을 우러러 그 분들의 영혼을 축복해 줄 것을

오로지 빌고 빌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 분들의 유덕(遺德)과 좋은 뜻 만큼은 내가 길이길이 향기롭게 하고자 힘써 가야겠다고 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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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보잘것없고 한계가 뚜렷이 보이는 내 능력을 새삼스레 또 깨닫는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제각기 방황하는 우리들의 나아갈 앞날에,

진리이신 하나님과 선현(先賢)들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 외에 또 무슨 등불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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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31.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