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감응하는 실적이 있게 일관성을 유지하라

jookwanlee 2022. 7. 1. 04:17

감응하는 실적이 있게 일관성을 유지하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50일이 지나면서 새 정부의 훌륭한 정신과 정책들이 두루 소개 되었는데 이 시점에 우리가 경계로 삼아야할 선대(先代)의 말씀이 있어 소개하고자하며, 무엇보다 그 훌륭한 정신과 좋은 정책들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차기정부들에 까지 이어지며 오랫동안 일관성 있고 강력하게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

 

효종8년(1657년) 5월5일 백강 이경여(李敬輿) 선생이 죽음을 예견하고 임금에게 마지막 상차문(上箚文)을 올려 말하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조정에서 옳게 한 일을 백성들이 옳다고 하는 것은 치세(治世)이며, 조정에서 그르게 한 일을 백성들이 그르다고 하는 것도 치세입니다. 조정이 일을 하고서 스스로 옳다고 하면 백성들이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이 자사(子思)가 위(衛)나라 임금을 위해 걱정하였던 것입니다. ~ 기쁘거나 노한 감정을 절제하지 않으면 상벌에서 원칙을 잃게 됩니다. 이 때문에 아랫사람들이 기가 죽어 물러나 귀에 거슬리는 바른 말이 날로 전하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입니다. ~ 대간(臺諫)의 직책은 조종조로부터 임금이 먼저 각별한 은혜와 예의로 대우하여 백관들이 모두 그 위세에 눌림으로써 공론(公論)를 주장하고 기강을 확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기세 등등한 연소배들의 말은 비록 과격한 것 같기는 하나 나라의 형세를 부축하고 쇠퇴함을 일으키는 데 있어 그 공 또한 적지 않습니다. 임금은 가상히 여겨 장려하여 그 기백을 길러주고, 채택하여 그 중도(中道)를 선택해야지 들뜨고 조급한 것으로 보아 싫어하고 박대하는 기색을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실로 충고를 받아들이는 길을 넓히고자 한다면 잘 따르는 아름다움을 다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옛날의 잘못된 정신과 풍채가 크게 변해 지극한 말을 매일 듣게 되고 임금의 덕에 흠이 없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을 보면 민첩한 인사가 노성(老成)한 사람보다 많고 재간 있는 신하가 경학(經學)의 신하보다 우세하며, 기개 있게 감히 말하는 자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고 시세에 빌붙는 자만 조정의 자리에 많이 있습니다. 이는 성명(聖明)께서 공을 세운 신하는 좋아하고 장려하면서 강직한 선비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본받아 길들여져서 점점 이처럼 된 것이니, 전하께서는 공정하고 충실한 선비를 힘써 발탁하여 자신의 덕을 돕게 하고, 임금의 비위를 거스르면서도 간쟁하는 선비를 장려하고 나오게 하여 자신의 허물을 고치소서.

신의 생각으로는 정전을 피해 거처하는 것이 궁궐의 출입을 통제하여 청탁하는 길을 막는 것만 못하며, 수라의 찬수를 줄이는 것이 검소한 덕(德)을 숭상하여 낭비를 줄이는 것만 못하며, 해마다 좋은 말을 구하는 것이 한 가지 일을 실행하는 것만 못하며, 조정에 임하여 애통해 하시는 것이 밤낮으로 삼가고 두려워하는 것만 못하다고 여깁니다. 삼가 원하건대 성명께서는 하늘이 내게 경고한 것은 왜 그런 것이며 내가 하늘을 받드는 것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반드시 살펴서 어떤 일이나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강구하여 체득하고 힘써 행하되, 오랫동안 유지하고 일관성 있게 해 나가 반드시 감응하는 실적이 있게 하고 형식적인 것이 되지 않게 하소서.”

 

<효종8년(1657년) 5월5일 백강 이경여(李敬輿) 선생 상차문(上箚文) 중에서>

 

2022. 7. 1.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