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십년 자취 아득

jookwanlee 2020. 6. 20. 11:57
십 년의 자취 모두 아득하여라 (十年蹤跡共悠悠)

경략 매형의 《백로주록》에 쓰다〔題景略兄 白鷺洲錄〕

일찍이 이형 의숙(李兄儀叔)과 이곳에서 놀았는데, 지금 이 《백로주록》을 보니 수석이 완연하게 눈앞에 있어 감고의 심회가 간절하기에 절구 한 수를 짓다.

맑은 시내 돌아보며 옛 놀이 기억해 보니 / 回首淸溪憶舊遊
십 년의 자취 모두 아득하여라 / 十年蹤跡共悠悠
경치가 남겨진 뒤에 새로 시를 짓는데 / 新詩物色分留後
수석은 변함없이 무자년 가을 모습이로다 / 水石依然戊子秋

[주-D001] 경치가 …… 짓는데 : 두보(杜甫)의 〈악록산의 도림 두 절을 가며 지은 시[嶽麓山道林二寺行]〉에 보면 “송공(宋公)이 쫓겨나며 일찍이 벽에다 시를 써 놓았으니, 경치가 남아 노부(老夫)를 기다리네.[宋公放逐曾題壁, 物色分留待老夫.]”라고 하였다. 《杜詩詳註 卷22 嶽麓山道林二寺行》 여기서는 이준의 《백로주록》에 수록된 시를 보고 지금 새로 시를 짓는다는 말이다.

[주-D002] 무자년(戊子年) : 백로주(白鷺洲)는 영평(永平) 인근에 있는 지명인 듯한데, 이민서가 16살 되던 1648년(인조26) 아버지 이경여가 진도(珍島)에서 삼수(三水)로 이배될 때, 아마도 아버지를 모시고 올라갈 때 이곳에 들렀다고 여겨진다.

서하집 제2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서하 이민서 선조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