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만음 병산 이관명 선생
雨後漫吟 <우후만음> 병산 이관명 선생
자연은 우리들의 삶에 많은 교훈을 일깨우며, 또한 우리에게 다양한 아름다움과 깊은 정서들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병산 이관명 선생의 이 시는 봄비 내린 뒤의 자연의 풍취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雨後漫吟 <우후만음>
이 관명(李觀命)
一犂春雨足。 내리는 봄비 밭갈이에 만족하고
繞屋草萋萋。 집 둘러싼 풀들은 무성하네.
拳土培新植。 한 줌의 땅엔 새 작물 심고
刈荊覓舊蹊。 잡풀들 베며 지름길 찾아가네
籠煙梅萼細。 자욱한 안개 속 매화꽃 부드럽고
浥露竹梢低。 대나무 끝가지엔 이슬 머금어
倚杖侯僮僕。 지팡이 의지하며 일꾼들 보살피니
門前日已西。 문앞엔 이미 해가 졌도다. <屛山集卷之一에서>
o 감상
봄비 내리고 난 후 바라보이는 들판의 정경들이 생동감에 넘치고 있다. 매화꽃, 대나무도 비에 젖어 싱싱하다. 해 지도록 밭갈이에 애를 쓰고 있는 일꾼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돌보고 있다.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는 서정적 자아의 내면적인 우수감이 깃들어 있고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정이 묻어난다.
* 漫吟 이란 마음 속 회포를 읊은 것을 말한다.
* 犂 밭갈 리.
* 萋萋 처처 : 우거진 모습.
* 刈荊 찰형 : 가시나무를 베다.
* 蹊: 지름길 혜
* 籠煙 농연 : 자욱한 안개.
* 萼 꽃받침 악
* 梢 나무끝 초.
* 侯 살필 후
o 지은이 이 관명(李觀命) 선생 1661년(현종 2) - 1733년(영조 9)
백강 이경여 선생의 손자이며, 신임사화 4충신중 한분인 한포재 이건명 ( 李健命)선생의 형으로서, 신임사화 당시 연루되어 덕천 (德川)으로 유배되기도 하였고 영조 초기에 좌의정을 지냈다. 도승지, 대사성, 대사헌, 이조참판, 대제학, 형조 판서, 공조판서 등의 요직을 거쳤으며, 사은부사로 청나라에 다녀오기도 하였다. 외직에 있을 때는 백성들을 잘 보살폈고, 시폐(時弊)의 시정책을 촉구하는 상소를 많이 올렸고 강직하고 덕이 있는 인품으로 알려졌다.
문장에 뛰어나 응제문(應製文)·반교문(頒敎文)·시책문(諡冊文) 등을 많이 남겼다. 흥덕 동산서원(東山書院)등에 봉향되었다. 저서로는 《병산집》 이 있다.